
주는 사람이 고르는 선물과 받는 사람이 바라는 선물은 같지 않습니다. 롯데멤버스 리서치 플랫폼 라임이 2024년 8월 전국 성인 2,000명에게 물었더니, 주고 싶은 선물 1위는 과일 선물세트(34.1%)였는데 받고 싶은 선물 1위는 상품권(45.5%)이었습니다. 과일은 받고 싶은 쪽에서 3위(30.9%)로 밀렸고요. 추석 선물세트 고르는 법을 이야기하려면 이 어긋남부터 짚어야 합니다.
올해 추석은 9월 25일 금요일입니다. 연휴는 9월 24일 목요일부터 26일 토요일까지 사흘이고, 이어지는 27일 일요일까지 치면 나흘을 쉽니다. 대체공휴일은 붙지 않습니다. 선물을 보내야 한다면 지금이 사전예약 마감과 겹치는 구간입니다.
예산을 얼마로 잡을지, 누구에게 무엇을 보낼지, 언제 사야 싼지를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주고 싶은 것과 받고 싶은 것이 어긋나는 지점
같은 조사에서 나온 두 순위를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분명해집니다.
| 순위 | 주고 싶은 선물 | 받고 싶은 선물 |
|---|---|---|
| 1위 | 과일 세트 34.1% | 상품권 45.5% |
| 2위 | 상품권 32.5% | 정육 세트 34.3% |
| 3위 | 정육 세트 31.2% | 과일 세트 30.9% |
순서가 거의 뒤집혀 있습니다. 주는 쪽은 과일을 먼저 떠올리고, 받는 쪽은 상품권을 먼저 떠올립니다.
이유는 짐작이 갑니다. 과일 세트는 보기에 좋고, 들고 갔을 때 성의가 눈에 보이고, 가격대도 넓어서 고르기 쉽습니다. 반면 받는 입장에서는 명절에 과일이 여러 상자 겹치는 일이 흔하고, 상해서 버리는 양도 적지 않습니다. 상품권은 그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상품권을 보내라는 말은 아닙니다. 상품권은 금액이 그대로 드러나서 관계에 따라 무례해 보일 수 있고, 뒤에서 다시 다루겠지만 공직자에게는 아예 줄 수 없는 종류가 있습니다. 다만 받는 사람이 실제로 반기는 것과 내가 고르기 편한 것이 다르다는 사실은 알고 시작하는 편이 낫습니다.
선택 기준도 참고할 만합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024년 소비자 1,000명에게 물었을 때 선물세트를 고르는 기준 1위는 모든 세대에서 가성비(68.2%)였습니다. 다만 갈리는 지점이 있었습니다. 20대와 30대는 두 번째 기준으로 고급스러움(44.7%, 40.5%)을 꼽았고, 40대에서 60대는 받을 사람의 취향(49.6%, 51.2%, 53.3%)과 건강 요소(41.2%, 47.6%, 57.3%)를 꼽았습니다. 나이가 많을수록 “이 사람이 좋아할까”와 “몸에 좋을까”를 본다는 뜻입니다.

추석 선물세트 고르는 법의 출발점은 예산 구간입니다
품목부터 정하면 끝없이 헤맵니다. 금액 구간을 먼저 못 박고 그 안에서 고르는 편이 빠릅니다. 구간마다 살 수 있는 물건의 성격이 꽤 다릅니다.
3만 원 미만 — 수가 많을 때
여러 사람에게 두루 돌려야 하는 경우입니다. 직장 동료, 아이 학원 선생님, 오래 신세 진 이웃 같은 자리입니다.
이 구간에서는 통조림·식용유 같은 가공식품 세트, 김·조미료 세트, 커피나 차 세트가 주력입니다. 최근에는 대형마트가 5만 원 미만 구성을 크게 늘려서 선택지가 예전보다 넓어졌습니다. 무게가 가볍고 보관이 오래 가는 쪽이 실용적입니다.
3만~5만 원 — 가장 두꺼운 구간
가장 많이 팔리는 구간이자, 뒤에서 설명할 청탁금지법 일반 선물 한도(5만 원)와 맞물리는 구간입니다.
과일은 이 금액대에서 사과·배 혼합 소포장이나 샤인머스캣 단품이 들어옵니다. 정육은 국거리·불고기용 냉장육 소량 구성이 가능합니다. 건강기능식품은 홍삼 스틱이나 비타민 세트가 이 구간에 걸칩니다.
주의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과일 세트는 같은 5만 원이어도 등급과 개수 차이가 큽니다. 상자만 크고 알이 작은 구성이 섞여 있으니 개당 중량과 개수를 반드시 확인하세요. “사과 10과”와 “사과 8과”는 상자 크기가 비슷해도 내용이 다릅니다.
5만~10만 원 — 부모님과 손윗사람
부모님, 장인·장모, 오래된 거래처처럼 격식이 필요한 자리입니다.
과일은 이 구간부터 특·상 등급 혼합 세트가 나옵니다. 정육은 한우 국거리나 불고기 세트가 들어오고요. 굴비·전복 같은 수산 세트, 홍삼정 같은 건강식품도 이 구간이 주력입니다.
10만~15만 원 이상 — 격식이 큰 자리
한우 등심·채끝 구성, 대형 굴비 세트, 프리미엄 홍삼이 들어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조사에서 선호 품목 상위가 과일류와 소고기였던 것도 이 구간과 겹칩니다.
금액이 커질수록 받는 사람이 냉동실에 자리가 있는지가 실제 문제가 됩니다. 명절 직전에 한우 세트가 여러 개 들어오면 보관할 곳이 없습니다. 큰 금액을 쓸 생각이라면 미리 한마디 물어보는 편이 낫습니다.

받는 사람이 달라지면 답도 달라집니다
같은 10만 원이어도 누구에게 보내느냐에 따라 정답이 바뀝니다.
| 대상 | 무난한 선택 | 피하면 좋은 것 |
|---|---|---|
| 부모님 | 정육·홍삼·건강식품 | 조리 손이 많이 가는 것 |
| 직장 상사 | 과일·가공식품 | 금액이 드러나는 상품권 |
| 거래처 | 5만 원 이내 실속형 | 한도를 넘기는 고가품 |
| 친척 | 정육·수산 | 과일(겹치기 쉬움) |
| 친구 | 상품권·기프티콘 | 부피 큰 세트 |
부모님은 조사에서 40대 이상이 중요하게 본 건강 요소가 그대로 적용되는 대상입니다. 홍삼·비타민·오메가3 같은 건강기능식품이나 손질이 끝난 정육이 무난합니다. 다만 이미 드시는 건강식품이 있는지 확인하세요. 같은 성분이 겹치면 그냥 쌓입니다.
직장 상사와 거래처는 금액 자체보다 격식이 문제입니다. 상품권은 금액이 그대로 보여서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과일이나 가공식품처럼 무난한 쪽이 안전합니다.
친척에게는 과일이 겹치기 쉽습니다. 명절에 여러 집에서 과일이 들어오면 결국 상해서 버립니다. 정육이나 수산 쪽으로 방향을 트는 편이 낫습니다.
친구나 또래라면 격식을 따질 이유가 적으니, 받는 사람 선호도 1위인 상품권이나 모바일 기프티콘이 가장 실용적입니다.
청탁금지법 한도 — 5만·15만·30만 원
직장 일로 선물을 주고받는다면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안내한 2026년 추석 기준은 이렇습니다.
| 구분 | 한도 |
|---|---|
| 일반 선물 | 5만 원 |
| 농축수산물·농축수산가공품(평시) | 15만 원 |
| 농축수산물·농축수산가공품(명절 기간) | 30만 원 |
| 음식물 | 3만 원 |
| 경조사비 | 5만 원(화환·조화는 10만 원) |
명절 기간 상향분인 30만 원이 적용되는 기간은 2026년 9월 1일 화요일부터 9월 30일 수요일까지 30일간입니다. 택배로 보낼 때는 도착일이 아니라 발송일 기준입니다. 9월 30일에 부쳤다면 10월 초에 도착해도 상향 한도가 적용됩니다.
여기서 걸리기 쉬운 세 가지를 짚겠습니다.
첫째, 농축수산가공품의 범위입니다. 농산물·축산물·수산물·임산물을 원료나 재료로 50% 이상 쓴 제품만 해당합니다. 과일이 조금 들어간 과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구성품이 섞인 종합 세트라면 원료 비율을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상품권입니다. 받고 싶은 선물 1위가 상품권이지만, 청탁금지법에서는 종류를 가립니다. 물품이나 용역의 수량이 적힌 물품상품권·용역상품권은 선물에 포함되지만, 금액만 적힌 금액상품권(백화점상품권 등)은 선물에서 제외됩니다. 즉 공직자에게 백화점상품권은 금액과 관계없이 줄 수 없습니다.
셋째,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으면 한도 안이라도 전부 금지입니다. 인허가를 신청한 사람, 입찰에 참여한 업체 같은 경우입니다. 금액을 맞췄으니 괜찮다는 판단은 통하지 않습니다.

언제 사야 싼가 — 사전예약 구간이 끝나갑니다
같은 물건이 시기에 따라 가격이 크게 달라집니다. 유통업체는 물량을 미리 확보하려고 사전예약 기간에 할인 폭을 가장 크게 잡습니다.
이마트는 2026년 8월 6일부터 9월 16일까지 추석 사전예약을 진행하고, 행사카드로 결제하면 최대 50% 할인이 적용됩니다. 롯데마트도 8월 6일부터 9월 16일까지 6주간 900여 개 상품을 최대 50%까지 내렸습니다. 두 곳 모두 구매 금액대별로 상품권을 얹어 줍니다.
정리하면 이런 흐름입니다.
| 시기 | 상태 |
|---|---|
| 8월 초~9월 중순 | 사전예약, 할인 폭이 가장 큼 |
| 9월 중순~연휴 직전 | 본판매, 할인 축소·재고 소진 |
| 연휴 직전 3~4일 | 배송 지연 위험 구간 |
9월 16일 전후로 사전예약이 마감되니, 보낼 대상이 정해져 있다면 그 안에 결제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사전예약 상품은 대개 연휴 직전에 맞춰 배송되므로 미리 사도 신선도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구매 채널도 참고할 만합니다. 대한상의 조사에서 소비자 58.1%가 대형마트를, 40.8%가 온라인쇼핑을, 30.5%가 백화점을 꼽았습니다. 모바일 선물하기는 12.5%였고 전통시장은 3.5%로 가장 낮았습니다. 산지 직송 플랫폼을 쓰겠다는 응답이 47%였다는 조사도 있으니, 과일이나 수산물은 산지 직송 쪽 가격을 함께 비교해 볼 만합니다.

받고 나서 곤란해지는 선물들
가격이나 격식과 별개로, 받는 쪽에서 처치가 곤란해지는 종류가 있습니다.
부피가 큰데 상하는 것이 첫째입니다. 대형 과일 상자나 통마늘 한 접 같은 물건은 받자마자 보관 문제가 생깁니다. 명절에 여러 집에서 들어오면 결국 나눠 주다가 남는 걸 버립니다.
손질이 필요한 생물도 그렇습니다. 통째로 들어온 생선이나 손질 안 된 갈비는 받는 사람이 시간을 들여야 합니다. 요리를 즐기는 집이라면 반갑겠지만, 어르신 두 분만 사는 집에는 부담입니다. 같은 값이면 손질과 소분이 끝난 구성이 낫습니다.
성분이 겹치는 건강식품은 조용히 쌓입니다. 홍삼을 이미 드시는 분께 홍삼이 또 가면 유통기한 안에 다 못 드십니다. 건강기능식품을 보낼 생각이라면 지금 뭘 드시는지 한 번 확인하세요.
알레르기와 식습관도 확인 대상입니다. 견과류 세트는 알레르기가 있는 집에 위험하고, 종교나 채식 때문에 육류를 안 드시는 분도 있습니다. 잘 모르는 상대라면 이 부분에서 무난한 쪽으로 가는 편이 안전합니다.
유통기한이 짧은 세트는 연휴에 집을 비우는 집과 상성이 나쁩니다. 냉장 보관이 필요한 물건은 받는 사람의 일정을 모를 때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보내기 전에 확인할 것들
주문을 넣기 전에 다섯 가지만 점검하면 사고가 줄어듭니다.
배송일을 직접 지정하세요. 연휴 직전은 택배 물량이 몰려 하루이틀 밀립니다. 신선식품이라면 밀리는 동안 상합니다. 도착 희망일을 연휴 시작 이틀 전쯤으로 잡아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받는 사람이 집에 있는지 확인하세요. 연휴에 이동하는 집이 많습니다. 냉장·냉동 세트가 빈 집 앞에 반나절 놓이면 못 씁니다.
겹치는지 물어보세요. 형제나 동료끼리 같은 곳에 보내는 경우, 미리 맞추면 과일 세 상자가 한꺼번에 들어오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구성품 수량을 확인하세요. 앞서 말한 과일 개수 문제 외에도, 정육은 부위별 중량 표시를, 건강식품은 유통기한과 섭취 기간을 봅니다.
교환·환불 조건을 봅니다. 사전예약 상품은 일반 상품과 취소 규정이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취소 가능 시점이 언제까지인지 결제 전에 확인해 두세요.
정리
추석 선물세트 고르는 법을 한 줄로 줄이면, 품목이 아니라 금액 구간과 받는 사람을 먼저 정하는 일입니다.
- 주는 사람 1위는 과일, 받는 사람 1위는 상품권 — 어긋난다는 걸 알고 고릅니다
- 3만·5만·10만·15만 원으로 구간을 나누면 선택이 빨라집니다
- 부모님은 건강 요소, 직장은 격식, 친척은 겹치지 않는 품목이 기준입니다
- 공직자 관련이면 일반 5만 원, 농축수산물 명절 기간 30만 원, 금액상품권은 불가입니다
- 30만 원 상향 기간은 9월 1일부터 30일까지이고 택배는 발송일 기준입니다
- 사전예약은 9월 16일 전후로 마감되니 그 안에 결제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받는 사람이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면, 한 번 물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성의가 덜해 보일까 걱정되지만, 버려지는 과일 상자보다는 낫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