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 만들기 — 떫은감 후숙 기간과 빨리 익히는 법

홍시 만들기 — 떫은감 후숙 기간과 빨리 익히는 법
홍시 만들기 — 떫은감 후숙 기간과 빨리 익히는 법

10월 중순이 되면 시골에서 대봉감 한 상자가 올라오거나, 마트 진열대에 길쭉한 주황색 감이 쌓이기 시작합니다. 문제는 이 감을 받자마자 한 입 베어 물면 입안이 오그라들 만큼 떫다는 것이죠. 홍시 만들기는 이 떫은감을 상온에서 천천히 익혀 떫은맛을 없애고 말랑하게 만드는 과정입니다. 그냥 두면 일주일에서 열흘, 사과와 함께 넣으면 사나흘이면 충분합니다. 다만 온도와 습기를 잘못 맞추면 익기도 전에 곰팡이가 피거나 한쪽만 물러 터지니, 순서를 알고 시작하는 편이 훨씬 수월합니다.

이 글에서는 홍시가 되는 감을 고르는 법부터 상온 후숙 기간, 사과·소주로 빨리 익히는 요령, 곰팡이 막는 법, 다 익은 홍시를 오래 두는 냉동 보관까지 차례대로 다룹니다.

떫은맛이 단맛으로 바뀌는 원리 — 단단한 떫은감에서는 물에 녹는 가용성 탄닌이 혀 점막에 달라붙어 입안을 마르게 하고, 말랑하게 익은 홍시에서는 탄닌이 물에 녹지 않는 형태로 굳어 떫은맛 없이 단맛만 남는다는 비교 그림

홍시가 되는 감, 단감과 무엇이 다를까

홍시는 아무 감이나 오래 둔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원래 홍시용으로 기르는 감은 떫은감입니다. 대봉, 반시(청도반시), 고종시, 둥시 같은 품종이 여기에 속합니다. 단단할 때는 떫어서 먹기 어렵지만, 말랑하게 익으면 단맛이 진하게 올라옵니다.

떫은맛의 정체는 감 속에 녹아 있는 ‘가용성 탄닌’입니다. 이 탄닌이 혀의 점막과 달라붙으면서 입안이 바싹 마르는 느낌을 줍니다. 감이 익는 동안 이 탄닌이 물에 녹지 않는 형태로 바뀌고, 그러면 혀에 닿아도 떫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홍시 만들기의 핵심은 결국 탄닌을 굳혀 떫은맛을 빼고, 과육을 말랑하게 만드는 것 두 가지입니다.

단감도 오래 두면 말랑해지지만, 떫은감으로 만든 홍시만큼 과육이 투명하고 젤리처럼 되지는 않습니다. 단감을 단단하게 오래 두는 방법은 단감 보관법 글에서 따로 다뤘으니, 여기서는 떫은감을 제대로 익히는 쪽에 집중하겠습니다.

홍시 만들기에 좋은 떫은감 고르는 법

후숙이 잘 될지는 처음 고른 감에서 절반쯤 정해집니다. 아래 네 가지만 확인해 보세요.

  • 꼭지가 붙어 있고 마르지 않은 것: 꼭지가 떨어졌거나 꼭지 주변이 갈라진 감은 그 틈으로 곰팡이가 먼저 들어갑니다.
  • 겉이 매끈하고 흠이 없는 것: 눌린 자국이나 검은 반점이 있으면 그 부분부터 물러 터집니다.
  • 색이 고르게 주황빛인 것: 꼭지 쪽까지 노란 기운 없이 주황색이 올라온 감이 빨리, 고르게 익습니다. 초록빛이 남은 감은 기간이 훨씬 길어집니다.
  • 크기에 비해 묵직한 것: 수분이 꽉 찬 감이 익었을 때도 과즙이 풍부합니다.

대봉감은 보통 10월 중순부터 11월 초 사이에 수확합니다. 수확 직후 감은 떫은 상태가 정상이니, 받자마자 떫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홍시 상온 후숙 다섯 단계 — 물로 씻지 말고 마른 행주로 닦기, 꼭지를 아래로 두기, 신문지나 키친타월로 하나씩 감싸기, 상자에 한 층으로 담기, 직사광선 없이 온도가 일정한 실내에 두기, 소요 기간 7~10일

홍시 만들기 기본, 상온 후숙 기간과 방법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상온에서 자연스럽게 익히는 것입니다. 시간은 걸리지만 맛이 가장 고르게 듭니다.

1. 씻지 말고 마른 행주로 닦기: 물로 씻으면 꼭지 틈에 남은 물기 때문에 곰팡이가 생기기 쉽습니다. 씻었다면 물기를 완전히 말린 뒤 시작하세요.

2. 꼭지가 아래로 가게 놓기: 감은 꼭지 쪽이 단단하고 아래쪽(배꼽 쪽)이 약합니다. 꼭지를 바닥에 대고 세우면 무게가 단단한 쪽에 실려 덜 짓눌립니다.

3. 하나씩 신문지나 키친타월로 감싸기: 감끼리 닿지 않게 해야 하나가 상해도 옆으로 번지지 않습니다.

4. 상자나 바구니에 한 층으로 담기: 겹쳐 쌓으면 아래 감이 눌려 터집니다.

5. 직사광선이 없는 실내에 두기: 베란다처럼 밤에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곳보다는 거실 한쪽처럼 온도가 일정한 곳이 낫습니다.

이렇게 두면 보통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면 손가락으로 살짝 눌렀을 때 말랑하게 들어가고, 껍질이 반투명하게 윤기가 돌기 시작합니다. 덜 익은 감과 다 익은 감이 섞여 있으니 2~3일에 한 번은 열어 상태를 보고, 먼저 익은 것부터 꺼내 주세요.

온도가 후숙 속도를 좌우한다

같은 방법인데 집집마다 걸리는 기간이 다른 이유는 대부분 온도입니다. 떫은감 탈삽(떫은맛 제거)을 다룬 국내 연구에서는 15~20도에서 처리한 감은 6일 만에 가용성 탄닌이 크게 줄었지만, 10도에서는 떫은맛이 거의 빠지지 않았습니다. 즉 서늘한 베란다나 김치냉장고에 넣어 두면 홍시가 되지 않고 떫은 채로 머뭅니다. 홍시를 만들 때는 20도 안팎의 실내가 기준이고, 일부러 늦추고 싶을 때만 서늘한 곳을 쓰면 됩니다.

홍시 빨리 익히는 법 비교표 — 사과와 밀폐(에틸렌, 3~5일, 하루 한 번 열어 물방울 닦기), 꼭지에 소주 묻히기(알코올, 4~5일, 떫지 않지만 과육이 단단할 수 있음), 쌀통·보온 상자(온도 유지, 3~5일, 하나씩 포장)

홍시 빨리 익히는 법 세 가지

일주일을 기다리기 어렵거나, 추석 이후 받은 감을 주말에 맞춰 먹고 싶다면 속도를 당기는 방법이 있습니다.

방법원리걸리는 기간주의할 점
사과와 함께 밀폐사과가 내는 에틸렌이 숙성을 앞당김3~5일하루 한 번 열어 환기
꼭지에 소주 묻히기알코올이 탄닌을 굳혀 떫은맛을 뺌4~5일과육은 단단하게 남을 수 있음
쌀통·보온 상자온도를 일정하게 유지3~5일하나씩 포장해 넣기

사과와 함께 밀폐하기

가장 쉽고 실패가 적은 방법입니다. 지퍼백이나 뚜껑 있는 통에 감을 넣고 잘 익은 사과 한 개를 같이 넣어 닫아 두면 됩니다. 사과에서 나오는 에틸렌 가스가 감이 익는 속도를 끌어올려, 보통 3~5일이면 말랑한 홍시가 됩니다. 잘 익은 바나나를 넣어도 같은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밀폐하면 안에 습기가 차기 쉬우니 하루에 한 번은 열어 물방울을 닦고 공기를 바꿔 주세요. 감 여러 개를 큰 통에 넣을 때는 사과도 두 개 정도로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꼭지에 소주 묻히기

키친타월에 소주를 적셔 감 꼭지 부분을 꼼꼼히 문지르고, 비닐봉지나 밀폐 통에 넣어 상온에 두는 방법입니다. 감 꼭지는 공기가 드나드는 통로라 알코올이 이 길을 따라 스며들고, 알코올이 탄닌을 굳혀 떫은맛을 줄여 줍니다. 보통 4~5일이면 떫은맛이 빠집니다.

이 방법은 떫은맛을 빼는 데는 빠르지만, 과육이 아직 단단한 채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아삭한 떫지 않은 감’을 원할 때 잘 맞고, 홍시처럼 흐물흐물한 식감을 원한다면 소주 처리 뒤 사과와 함께 이삼일 더 두는 순서가 좋습니다. 소주 양은 꼭지를 적실 정도면 충분합니다. 많이 부으면 감에서 술 냄새가 남습니다.

쌀통이나 보온 상자 활용하기

예전 어른들이 쓰던 방법으로, 쌀 속에 감을 묻어 두는 것입니다. 쌀이 온도를 일정하게 잡아 주고 감에서 나오는 가스를 가둬 숙성을 돕습니다. 요즘은 스티로폼 보온 상자로도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감을 하나씩 신문지로 감싸서 넣어야 쌀에 과즙이 묻거나 감끼리 짓눌리지 않습니다. 3~5일 정도면 대부분 익습니다.

홍시가 다 익었는지 확인하는 신호

홍시는 ‘조금 덜 익은’ 상태와 ‘딱 익은’ 상태의 맛 차이가 큽니다. 덜 익은 홍시를 먹으면 겉은 달아도 속에서 떫은맛이 남습니다. 아래 신호가 함께 보일 때 꺼내세요.

  • 손가락으로 살짝 눌렀을 때 물풍선처럼 쑥 들어간다.
  • 껍질이 얇아지고 반투명하게 윤기가 돈다.
  • 꼭지 주변까지 진한 주황빛, 거의 붉은빛이 돈다.
  • 꼭지를 살짝 당기면 쉽게 들린다.

한 개를 먼저 반으로 갈라 맛을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과육이 투명한 젤리처럼 변했고 혀끝에 텁텁함이 없다면 같은 날 들여온 감들도 거의 다 익었다고 보면 됩니다.

홍시 만들 때 생기는 문제와 대처 — 꼭지 주변 하얀 가루는 곰팡이라 버리고 닿았던 감은 닦아 떼어 두기, 한쪽만 물러 터지면 바닥에 키친타월을 깔고 2~3일마다 위치 바꾸기, 겉은 말랑한데 떫으면 상온에서 2~3일 더 두거나 사과와 함께 밀폐하기

홍시 만들기에서 자주 하는 실수

곰팡이가 피는 경우

후숙 중 가장 흔한 실패가 곰팡이입니다. 원인은 대부분 세 가지입니다. 씻은 뒤 물기를 덜 말렸거나, 감끼리 붙어 있었거나, 밀폐 통 안에 습기가 찼을 때입니다. 하나에 곰팡이가 보이면 바로 빼내고, 닿아 있던 감은 마른 행주로 닦아 자리를 옮기세요. 꼭지 부분에 하얀 가루처럼 생긴 곰팡이가 조금 보이는 정도라도 과육 속까지 퍼졌을 수 있으니 그 감은 먹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한쪽만 물러 터지는 경우

바닥에 눌린 면만 먼저 익어 터지는 경우입니다. 꼭지를 아래로 두지 않았거나, 딱딱한 바닥에 그대로 놓았을 때 생깁니다. 상자 바닥에 신문지나 키친타월을 두툼하게 깔고, 2~3일에 한 번씩 감 위치를 바꿔 주면 고르게 익습니다.

냉장고에 넣었더니 떫은 채로 그대로인 경우

앞에서 말한 것처럼 온도가 낮으면 떫은맛이 빠지지 않습니다. 냉장고에서 꺼내 상온으로 옮기면 그때부터 다시 익기 시작하니 버리지 마세요. 냉장고는 다 익은 홍시를 잠깐 보관할 때만 씁니다.

다 익은 홍시 보관 — 냉장은 꼭지를 떼지 않고 머핀 틀이나 계란판에 하나씩 세워 5~7일, 냉동은 꼭지째 랩으로 감싸 얼려 10~20분 뒤 아이스홍시로 먹거나 껍질과 씨를 빼고 얼음 트레이에 소분하기, 한 번 녹인 홍시는 다시 얼리지 않기

다 익은 홍시 보관법, 냉장과 냉동

홍시는 완전히 익으면 상온에서 하루이틀만 지나도 물러 터지고 시큼한 냄새가 나기 시작합니다. 다 익은 홍시는 바로 옮겨 주세요.

냉장 보관

한 개씩 떨어뜨려 뚜껑 있는 통에 담아 냉장실에 넣으면 5~7일 정도 맛이 유지됩니다. 꼭지는 떼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꼭지를 떼면 그 자리로 공기가 들어가 더 빨리 상합니다. 서로 겹치면 아래쪽이 터지니 계란판이나 머핀 틀에 하나씩 세워 두면 편합니다.

냉동 보관과 아이스홍시

일주일 안에 다 먹기 어렵다면 냉동이 답입니다.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1. 통째로 얼리기: 꼭지째 하나씩 랩으로 감싸 지퍼백에 넣어 얼립니다. 먹기 10~20분 전에 꺼내 숟가락으로 떠먹으면 셔벗처럼 사각거리는 ‘아이스홍시’가 됩니다.

2. 과육만 얼리기: 껍질과 씨를 빼고 과육만 소분해 얼리면 요거트 토핑이나 스무디에 바로 쓰기 좋습니다. 얼음 트레이에 나눠 얼리면 한 번에 필요한 만큼만 꺼낼 수 있습니다.

한 번 녹인 홍시를 다시 얼리면 물이 빠져 식감이 크게 떨어집니다. 처음부터 한 번에 먹을 만큼씩 나눠 얼리세요. 냉동 홍시도 오래 둘수록 서리가 끼고 향이 날아가니, 겨울이 끝나기 전에 먹는 것을 목표로 잡으면 좋습니다.

홍시 활용법, 그냥 먹기 아깝다면

홍시가 한꺼번에 익어 처치 곤란일 때 쓸 수 있는 방법도 몇 가지 있습니다.

  • 홍시 요거트: 플레인 요거트에 홍시 과육을 올리면 따로 시럽이 필요 없습니다.
  • 홍시 스무디: 얼린 홍시 과육에 우유를 넣고 갈면 아이들 간식으로 좋습니다.
  • 홍시 드레싱: 홍시 과육에 식초와 올리브유를 조금 섞으면 샐러드 드레싱이 됩니다.
  • 홍시 잼: 과육에 레몬즙을 약간 넣고 약불에서 졸이면 빵에 바르는 잼이 됩니다.
홍시 만들기 자주 묻는 질문 — 단감은 오래 두면 말랑해지지만 떫은감 홍시처럼 투명한 젤리 과육은 되지 않으니 아삭할 때 먹기, 소주 처리 후 술 냄새가 나면 소주를 너무 많이 썼거나 지나치게 익은 것이니 통을 열어 환기하고 너무 익었으면 바로 냉동하기

홍시 만들기, 자주 묻는 질문

Q. 단감으로도 홍시를 만들 수 있나요?

말랑하게는 익지만, 떫은감으로 만든 홍시처럼 과육이 투명하고 젤리처럼 되지는 않습니다. 단감은 아삭할 때 먹는 쪽이 맛이 좋습니다.

Q. 홍시 겉은 말랑한데 먹어 보니 떫어요.

아직 덜 익은 상태입니다. 상온에서 이삼일 더 두거나 사과와 함께 밀폐해 두세요. 겉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하나를 갈라 맛을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Q. 홍시 꼭지에 하얀 가루가 생겼어요.

곰팡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감은 빼서 버리고 닿아 있던 감은 닦아 따로 두세요.

Q. 후숙 중에 술 냄새가 나요.

소주를 너무 많이 썼거나, 감이 지나치게 익어 발효가 시작된 경우입니다. 소주 처리를 했다면 통을 열어 냄새를 빼 주고, 지나치게 익었다면 바로 냉동하세요.

홍시 만들기, 순서만 기억하세요

1. 떫은감을 고른다 — 대봉·반시처럼 홍시용 품종, 꼭지가 붙어 있고 흠 없는 것.

2. 씻지 말고 닦아서 하나씩 감싼다 — 꼭지를 아래로, 감끼리 닿지 않게.

3. 20도 안팎 실내에서 일주일~열흘 — 서늘한 곳에서는 떫은맛이 빠지지 않는다.

4. 급하면 사과와 밀폐(3~5일) — 하루 한 번 열어 습기 빼기.

5. 다 익으면 바로 냉장, 오래 두려면 냉동 — 냉장 5~7일, 냉동은 한 번 먹을 만큼씩.

떫은감은 지금부터 11월 초까지가 제철입니다. 한 상자를 받았다면 한꺼번에 익히지 말고, 절반은 상온에서 천천히, 절반은 사과와 함께 빨리 익혀 시차를 두면 2주 넘게 맛있는 홍시를 즐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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