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끝나 가는데 물놀이를 한 번도 못 갔다는 말을 아이한테 몇 번 들었습니다. 초등학생 아들인데, 8월 내내 학원이며 방학 숙제며 일정이 엉키다 보니 계속 미뤄졌습니다. 그러다 지난 토요일인 8월 22일, 원주 오크밸리 수영장에 다녀왔습니다.
하필 그날 아침부터 비가 내렸습니다. 창밖을 보고 취소할까 잠깐 고민했는데, 보슬비 수준이라 그냥 출발했습니다. 다녀와서 보니 가길 잘했다 싶고, 대신 예상 못 한 일이 두 가지 있었습니다.
예약이 안 되는 곳이라 아침에 갔습니다
여기는 예약이라는 게 없습니다. 전부 선착순이고, 수용 인원이 차면 입장이 제한될 수 있다고 안내돼 있습니다. 게다가 미리 표를 끊어 놓는 사전 발권도 안 됩니다. 일행이 전부 도착해야 결제가 되는 구조라, 누구 한 명 늦으면 그만큼 다 같이 기다려야 합니다.
그래서 개장 시각인 오전 10시에 맞춰 들어갔습니다. 결과적으로 이게 제일 잘한 판단이었습니다. 뒤에 적을 자리 문제 때문입니다.
수영장은 힐스 빌리지 타워 D 로비층에 있습니다. 실내 수영장과 야외 수영장, 어린이용 워터플레이존, 사우나가 한 층에 붙어 있어서 옷 갈아입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안팎을 그냥 오갈 수 있습니다.

먼저 들어간 실내 수영장입니다. 천장이 삼각 트러스로 높게 올라가 있고 한쪽 벽면이 통유리라 실내인데도 답답한 느낌이 없습니다. 사진 앞쪽에 물이 솟구치는 곳이 스파풀입니다. 아이가 들어갔다가 물살이 세다며 놀라더군요.
가운데 넓은 풀은 물이 깊지 않아서 초등학생이 서 있을 만합니다. 다만 곳곳에 노란 `다이빙 금지` 부표가 서 있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물 깊이가 구간마다 달라서 뛰어드는 순간 바닥에 닿습니다. 아이한테는 이것부터 일렀습니다.
야외로 나가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문을 열고 나가면 이런 풍경입니다. 주황색 미끄럼틀 두 줄이 어린이용이고, 그 뒤 보라색 구조물이 워터플레이존입니다. 회색 튜브형 슬라이드가 감겨 내려오는 게 보이실 겁니다. 오른쪽 돌벽에서는 물이 폭포처럼 떨어지고, 그 아래가 유수풀입니다.
우리 아이는 이날 야외에서 시간을 거의 다 썼습니다. 주황 미끄럼틀을 몇 번이나 다시 올라갔는지 세다가 포기했습니다.
가 보고 좋았던 건 뒤로 보이는 산입니다. 리조트 안에 있는 수영장인데 물 밖으로 고개를 들면 능선이 그대로 보입니다. 이날은 구름이 낮게 깔려서 산허리에 안개가 걸려 있었습니다.
날씨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해가 한 번도 나지 않았고, 비도 종일 보슬보슬 내렸습니다. 물놀이하는 데는 오히려 별 지장이 없었습니다. 어차피 젖어 있으니 빗방울이 떨어지든 말든 상관이 없더군요.
문제는 물 밖이었습니다. 물속은 있을 만한데 나오면 춥습니다. 8월 하순에 해까지 없으니 체감이 확 떨어집니다. 아이가 입술이 파래지려 하면 실내로 데리고 들어가 스파풀에 담갔다가 다시 나오기를 반복했습니다. 실내와 야외가 같은 층에 붙어 있는 구조가 이날만큼 고마운 적이 없었습니다.
이 계절에 오신다면 비치타월을 넉넉히, 그리고 물 밖에서 걸칠 것을 따로 챙기시길 권합니다.
자리는 실내에 빌렸습니다

야외 풀 옆에는 이렇게 파라솔과 테이블이 깔려 있습니다. 이 자리가 왜 중요하냐면, 여기는 돗자리와 매트, 유모차와 웨건 반입이 전부 안 되기 때문입니다. 바닥에 자리를 펼 수가 없으니 짐을 두고 쉴 곳은 마련된 자리뿐입니다.
그리고 이 자리들은 선베드든 테이블이든 카바나든 전부 유료 대여입니다. 무료로 아무 데나 앉는 구조가 아니니, 예산을 짤 때 입장료만 생각하시면 어긋납니다. 대신 한 번 빌리면 그날 문 닫을 때까지 쓸 수 있습니다.
안내 데스크 앞에 요금표가 세워져 있는데, 일반 요금 기준으로 이렇습니다. 회원은 10% 정도 싸게 적혀 있습니다.
| 구분 | 일반 | 회원 |
|---|---|---|
| 선베드 | 25,000원 | 22,500원 |
| 테이블 | 40,000원 | 36,000원 |
| 카바나(종일) | 180,000원 | 162,000원 |
| 카바나(1부 ~14:00) | 140,000원 | 126,000원 |
| 카바나(2부 14:00~) | 100,000원 | 90,000원 |
| 구명조끼 대여 | 10,000원 | |
| 비치타올 | 3,000원 |
입장료가 네 식구면 이미 십만 원을 넘는데 자리까지 더하면 부담이 작지 않습니다. 짐만 잠깐 둘 생각이라면 선베드로도 충분하고, 종일 눌러앉아 놀 계획이면 테이블이나 카바나를 보시면 됩니다.
개장 직후에 들어간 덕에 야외 파라솔 자리도 남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앞에 적었듯 이날은 물 밖이 추웠습니다. 젖은 몸으로 파라솔 아래 앉아 있자니 견디기 어렵겠더군요. 그래서 야외를 포기하고 실내 수영장 쪽에 테이블을 빌렸습니다.
이게 이날의 정답이었습니다. 아이는 야외에서 실컷 놀다가 추워지면 실내 자리로 들어와 몸을 녹였고, 짐과 비치타월은 비 맞을 일 없이 실내에 그대로 있었습니다.
날이 맑으면 당연히 야외가 좋겠지만, 흐리거나 비 오는 날이라면 처음부터 실내 자리를 잡으시길 권합니다. 어느 쪽이든 좋은 자리는 일찍 나가니 개장 시각에 맞춰 가시는 편이 낫습니다. 낮이 되니 실내든 야외든 빈자리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50분 놀고 10분 쉽니다
여기는 정시부터 50분만 운영하고 10분은 물 밖으로 나와서 쉽니다. 실내와 야외 모두 그렇습니다. 처음 겪으면 한창 노는데 왜 나가라고 하나 싶은데, 아이 데리고 다니기에는 오히려 이 방식이 좋았습니다.
10분이 붙어 있으니 아이가 지치는 것도 덜하고, 그 사이에 화장실을 다녀오면 시간이 딱 맞습니다. 우리는 이날 그 10분마다 실내 자리로 들어가 몸을 녹였습니다.
락커와 탈의실
입장할 때 팔찌를 받습니다. 이 팔찌로 락커를 여닫는 방식이라 열쇠를 들고 다닐 일은 없습니다.
탈의실에는 수건이 비치돼 있습니다. 샤워 시설도 갖춰져 있어서 씻고 나올 때 쓸 것까지 따로 챙길 필요는 없었습니다.
챙겨야 하는 건 비치타월입니다. 물놀이하다 몸을 감쌀 수건은 수영장 안에서 3,000원에 파는데, 가족 수만큼 사면 그것도 만만치 않습니다. 탈의실 수건과 비치타월은 별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먹는 것은 각오하고 가세요
이 글에서 제일 알려 드리고 싶은 대목입니다.
외부 음식은 반입이 안 됩니다. 그런데 안에서 음식을 파는 곳은 마성떡볶이 한 곳뿐입니다. 선택지가 없으니 배가 고파진 사람은 전부 그 한 곳으로 몰립니다.
우리는 주문하고 50분 만에 음식을 받았습니다. 우리만 오래 걸린 게 아니었습니다. 앞뒤로 기다리던 분들이 언제 자기 차례가 오냐고 주인분께 묻고 있었으니까요. 물놀이하다 배고파서 주문했는데 한 시간 가까이 기다리게 되니 아이가 특히 힘들어했습니다.
가실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은 이렇습니다. 배가 고파진 다음에 주문하면 늦습니다. 먹을 시간을 미리 정해 두고 그보다 한참 앞서 주문을 넣어 두시거나, 아예 식사는 밖에서 하고 물놀이만 하고 나오는 편이 낫습니다. 반입이 안 되는 이상 안에서 버틸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챙길 것과 알아 둘 것
먼저 반드시 챙겨야 하는 세 가지입니다.
- 수영복
- 수영 모자 — 수영모가 아니어도 됩니다. 캡모자나 벙거지도 괜찮습니다. 다만 선캡은 안 됩니다. 헤어밴드나 두건도 마찬가지고요. 모자를 아예 안 쓰는 것도 안 되니, 챙기는 걸 잊지 마세요.
- 아쿠아슈즈 — 야외 수영장을 쓰실 거라면 필요합니다. 맨발로 다니기에는 바닥이 뜨겁습니다. 현장에서 살 수는 있지만 재고가 떨어지면 못 산다고 안내돼 있으니 집에서 챙겨 가시는 편이 마음이 편합니다.
그 밖에 공지에 적힌 규정 가운데 아이 데리고 갈 때 걸리는 항목들입니다.
- 만 13세 미만 어린이는 보호자와 함께 입수해야 합니다. 아이만 물에 들여보내면 이용이 제한됩니다.
- 키 140cm 미만은 구명조끼나 튜브 착용이 필수입니다. 성인풀·스파풀·유수풀 모두 해당하고, 보호자가 같이 들어가야 합니다. 현장에서 구명조끼를 10,000원에 빌려주긴 하는데, 집에 있으면 들고 가시는 편이 낫습니다.
- 36개월 미만 유아는 방수 기저귀를 착용해야 합니다.
- 반입이 막히는 물건이 꽤 됩니다. 유리 제품, 돗자리, 매트, 유모차, 웨건, 지름 100cm를 넘는 튜브, 동물 모양 튜브, 보트, 오리발, 스노클링 마스크입니다. 큰 튜브를 들고 갔다가 못 쓰는 경우가 여기서 나옵니다.
- 외부 음식은 반입 금지입니다. 유리 용기가 아닌 음료와 이유식·환자식·손질된 과일은 예외로 두고 있습니다.
- 귀중품은 데스크에 맡겨야 합니다. 맡기지 않은 물건의 분실·도난은 책임지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사우나에서 정전을 만났습니다
오후 3시쯤 물놀이를 끝내고 사우나로 넘어갔습니다. 수영장과 같은 층에 있어서 이동은 금방입니다.
그런데 들어가서 얼마 안 돼 전기가 나갔습니다. 조명이 툭 꺼지니 몸을 씻던 중이라 순간 당황스러웠습니다. 아이도 놀라서 제 팔을 잡더군요.
다행히 물은 계속 나왔습니다. 온수도 그대로여서 씻는 데는 문제가 없었고, 그대로 마무리하고 나왔습니다. 상황을 알 수 없어 오래 있지는 않았습니다. 이날만의 일인지 다른 사정이 있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아이와 함께라면 이런 순간에 겁먹지 않게 미리 한마디 해 두는 편이 낫겠다 싶었습니다.
나오니 비가 쏟아졌습니다
여기서 두 번째 예상 밖의 일이 있었습니다. 놀 때는 보슬비라 신경도 안 썼는데, 다 씻고 밖으로 나오니 비가 아예 퍼붓고 있었습니다.
주차장까지 가는 짧은 거리에 다시 젖었고, 집으로 오는 길이 고생이었습니다.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라 속도를 한참 줄여서 왔습니다. 산자락에 있는 리조트라 진입로 구간이 굽어 있는데, 그 길을 폭우 속에서 내려오는 게 이날 제일 긴장한 순간이었습니다.
비 예보가 있는 날에 물놀이 가시는 분들께 드릴 말씀은 하나입니다. 물놀이보다 돌아오는 길을 먼저 보세요. 놀 때의 비와 운전할 때의 비는 다른 문제입니다.
요금과 운영 시간은 꼭 확인하고 가세요
여기는 기간을 나눠서 운영 시간과 요금을 다시 정합니다. 우리가 다녀온 뒤로도 일정이 한 번 바뀌었습니다. 며칠 차이로 야외 수영장이 열리기도 하고 닫히기도 하니 이 부분은 반드시 보고 출발하셔야 합니다.
이 글을 쓰는 2026년 8월 24일 기준으로는 이렇습니다.
- 8월 24일(월)~28일(금), 31일(월) — 야외 수영장과 워터플레이존은 휴장하고 실내 수영장만 10:00~18:00(입장 마감 17:00). 수영장과 사우나를 합쳐 대인 35,000원, 소인 30,000원
- 8월 29일(토)~30일(일) — 실내·야외 10:00~18:00(입장 마감 17:00), 워터플레이존 11:00~17:00. 대인 40,000원, 소인 35,000원
- 사우나 — 상시 07:00~19:00(입장 마감 18:00). 사우나만 이용하면 대인 18,000원, 소인 13,000원
정리하면 이 시기에는 주중에는 실내만, 주말에는 전부 여는 일정입니다. 위 사진 같은 야외 풍경을 기대하고 가신다면 평일은 피하셔야 합니다.
다만 이 숫자들은 제가 다녀온 시점의 안내를 옮겨 적은 것이고, 기간이 지나면 새 일정으로 바뀝니다. 이 글을 보고 가실 분들을 위해 제가 확인한 곳을 그대로 남겨 둡니다. 출발 전에 여기서 한 번 보고 가시면 됩니다.
- 요금 확인 — [오크밸리 즐길거리 안내](https://oakvalley.co.kr/activities/ski)
- 운영 시간 확인 — [수영장·사우나 운영 안내 공지](https://oakvalley.co.kr/customer-service/notice/1354118)
홈페이지에도 운영 일자와 시간은 사정에 따라 사전 공지 없이 바뀔 수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전화로 묻는 게 빠를 때도 있는데, 수영장 문의는 033-769-7535입니다.
다녀와서
비 오는 날 물놀이에 사우나 정전에 폭우 운전까지, 하루에 겪을 일은 다 겪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작 아이는 차에서 잠들기 전까지 미끄럼틀 이야기만 했습니다. 어른이 신경 쓴 것과 아이가 기억하는 것은 역시 다르더군요.
실내와 야외가 붙어 있어서 추우면 들어가고 심심하면 나가는 식으로 쓸 수 있는 게 이런 날씨에는 특히 좋았습니다. 한여름 성수기였다면 사람이 훨씬 많았을 텐데, 오히려 8월 끝자락에 간 게 나았던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해가 좋은 날로 골라서 다시 가 볼 생각입니다.
주소는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2길 40, 오크밸리 리조트 힐스 빌리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