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직히 말하면, 저도 처음엔 양양·속초 여름 여행을 망설였어요. 성수기에 사람 많고 주차 지옥이라는 소문을 워낙 많이 들어서요. 근데 막상 다녀오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코스만 잘 짜면, 아이 손 잡고 바다도 실컷 놀고 계곡도 즐기면서 여유 있게 다닐 수 있더라고요. 서울에서 2시간 반~3시간이면 닿고, 속초 시내와 양양 해변·계곡이 차로 30분 거리 안에 다 들어오니까 1박2일로도 충분히 알찬 여행이 됩니다.
이 글은 제가 아이(7살) 데리고 직접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썼습니다. “어디서 놀고, 뭘 먹고, 어디서 자면 되냐”를 딱 정리해드릴게요. 동선 헤매면서 아이 보채는 상황, 저도 겪어봐서 알아요. 그러니까 여기서 한 번에 해결하고 출발하세요.

양양·속초 여름 여행, 이런 분께 딱 맞습니다
여름 강원도 여행지가 한두 곳이 아닌데, 굳이 양양·속초를 고른 이유가 있어요. 다른 데랑 뭐가 다른지 먼저 정리해봤습니다.
바다와 계곡을 한 번에 즐기고 싶으신 분
양양은 낙산·하조대 같은 백사장 해변과 법수치계곡·금강산계곡 같은 계곡이 30분 이내 거리에 공존해요. 오전에 계곡에서 시원하게 놀다가 오후에 바다에서 파도 맞으면, 여름 휴가를 두 배로 즐긴 기분이 들더라고요. 어른은 바다, 아이는 계곡 좋아하는 경우에 딱이에요.
서울·수도권에서 당일치기가 좀 빠듯하신 분
양양까지 서울 기준으로 고속버스·KTX 조합이면 2시간 반~3시간 거리인데, 당일치기로 왕복 6시간 이동하면 정작 아이가 지쳐버리죠. 1박만 해도 이동 피로가 확 줄고, 아침 일찍 나서면 사람 없을 때 해변 독점도 할 수 있어요.
아이가 너무 어리지 않은 분 (5세~초등 저학년 추천)
하조대 암석 지형이나 낙산사 계단이 유아차를 끌기엔 쉽지 않아요. 스스로 걸을 수 있고 물놀이를 무서워하지 않는 아이라면 훨씬 재미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저희 아이는 7살이었는데 딱 적당했어요.
요즘 서핑·힙한 감성보다 ‘가족 친화’ 분위기가 필요하신 분
양양 죽도해변이 서퍼 성지라면, 물치해변·낙산해변은 가족 단위 여행객이 많아 조금 더 안심이 돼요. 튜브 빌려주는 업체도 많고, 어린이 대상 안전요원 배치도 비교적 충실한 편이에요.

1박2일 추천 코스 한눈에 보기
출발은 서울 기준으로 오전 7시~8시를 권장합니다. 늦게 출발하면 속초 시내 진입부터 막혀서 오전 코스를 통째로 날릴 수 있어요.
| 시간 | 장소 | 포인트 |
|---|---|---|
| 1일차 오전 | 속초해수욕장 | 이른 도착으로 한산한 시간에 해변 산책·물놀이 |
| 1일차 점심 | 아바이마을 | 아바이순대·오징어순대 현지 식사 |
| 1일차 오후 | 영금정·속초등대전망대 | 해안 기암절벽 산책, 아이 사진 명소 |
| 1일차 저녁 | 속초 시내 숙소 체크인 | 속초 중앙시장 근처 숙소 추천 |
| 1일차 저녁식사 | 속초 중앙시장 | 닭강정·홍게라면·회 (저렴하게 즐기기) |
| 2일차 오전 | 낙산사 | 의상대·홍련암 해안 절경, 아침 일찍 방문 추천 |
| 2일차 오전~점심 | 하조대 전망대 | 기암괴석·등대 뷰, 근처 식당에서 해산물 점심 |
| 2일차 오후 | 물치해변 | 비교적 한산한 가족 해변, 물놀이·모래놀이 |
| 2일차 귀가 | 양양IC 진입 | 평일 기준 오후 4~5시, 주말은 오후 2~3시 출발 권장 |
전체 이동 거리 기준으로 1일차와 2일차 합산 차량 이동이 약 1시간 이내로 짜여 있어서, 아이가 차에서 너무 지치지 않아도 됩니다.

1일차 — 속초 해수욕장·아바이마을·영금정
속초해수욕장: 이른 오전에 가야 진짜 즐겁습니다
속초해수욕장 하면 여름 성수기에 인파가 장난 아니라는 인상이 있죠? 저도 그랬어요. 그런데 오전 8~9시에 도착하면 완전히 딴 세상이에요. 텐트 칠 자리도 넉넉하고, 모래사장에서 아이가 자유롭게 뛰어다닐 수 있어요. 저희는 그냥 돗자리 하나 깔고 한 시간 반 정도 물놀이 하다가 나왔는데, 그게 여행 전체에서 아이가 제일 좋아했던 시간이었어요.
몇 가지 팁을 드리자면, 속초해수욕장은 바닥이 모래라 아이들 발에 편하고 수심이 얕은 구간이 넓어요. 어린 아이와 함께라면 오른쪽(북쪽) 끝 쪽이 파도가 좀 더 약해서 안심이 됩니다. 튜브·물안경 대여는 백사장 입구 쪽에 여러 곳 있는데, 가격이 업체마다 조금씩 달라요. 이왕이면 집에서 작은 튜브 하나 챙겨오는 게 비용 절약에 좋아요.
주차는 속초해수욕장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되는데, 성수기 주말엔 오전 10시만 넘어도 빈자리 찾기가 힘들어요. 저는 오전 8시에 도착해서 1층 바로 들어갔는데, 나올 때(11시) 이미 만차였더라고요. 주차비는 평일과 주말 요금 차이가 있으니 미리 확인하세요.
아바이마을: 관광지 느낌 나지만 순대는 진짜입니다
솔직히 아바이마을은 살짝 관광지화가 됐어요. 갯배 타는 데도 줄 서고, 기념품 가게도 많고. 근데 아바이순대는 진짜예요. 관광지에서 파는 특유의 퍽퍽함이 아니라, 찰기 있고 속재료가 풍성한 순대가 나옵니다. 저는 오징어순대도 시켰는데 아이가 오히려 더 잘 먹더라고요. 쫀득쫀득한 식감을 신기해하면서요.
갯배는 짧은 거리를 노 저어 건너는 방식인데, 아이에게는 꽤 신기한 경험이 돼요. 요금은 매우 저렴하고 대기 시간도 5분 이내라 부담 없어요. 사람이 많을 때는 그냥 길로 돌아와도 되고요.
점심 식당으로는 아바이마을 입구 쪽 순대 골목 안에 있는 집들이 대체로 무난한 편이에요. 가격 대비 양이 충분하고, 아이 먹일 만한 순댓국밥이나 수육도 있습니다. 저는 일부러 2만 원 미만으로 2인 점심을 해결했는데, 맛은 그 이상이었어요.
영금정·속초등대전망대: 예상보다 훨씬 예뻤어요
영금정은 솔직히 가기 전엔 기대를 별로 안 했어요. “그냥 바위 좀 있는 해안 아냐?”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실제로 가보면 기암절벽과 파란 바다가 어우러지는 뷰가 정말 멋있습니다. 해가 지기 전 오후 3~4시에 가면 빛이 좋아서 사진이 잘 나와요.
바로 옆에 속초등대가 있고, 전망대에서 속초 시내와 설악산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어요. 등대까지 계단이 좀 있는데, 아이들은 오히려 올라가는 걸 재미있어 해요. 저희 아이도 등대 꼭대기에서 “저기 아까 우리 놀던 데야!” 하면서 신나했거든요.
영금정 주차는 인근 소형 공영주차장을 이용하거나, 아바이마을 쪽에서 걸어오는 방법도 있어요. 15분 정도 걷는 거리라 날이 너무 덥지 않으면 산책 삼아 걷는 것도 나쁘지 않더라고요.
1일차 저녁: 속초 중앙시장의 진짜 매력
숙소 체크인 후에는 속초 중앙시장으로 가보세요. 관광객에게 유명한 닭강정이 여기 있는데, 저는 솔직히 닭강정보다 시장 안쪽 홍게 코너가 더 기억에 남았어요. 홍게 한 마리 쪼개서 나오는 게 생각보다 살이 많고, 아이도 집게발을 신기해하면서 잘 먹더라고요.
시장 안에 포장마차 형태 테이블이 있어서 여기서 이것저것 시켜놓고 먹는 방식이에요. 에어컨이 없어서 여름엔 좀 덥긴 한데, 그 분위기 자체가 또 재미있어요. 아이도 시끌벅적한 시장 분위기를 즐겁게 경험하더라고요. 너무 더우면 시장 입구 쪽 냉방 카페에서 잠깐 쉬다가 다시 들어가면 됩니다.

2일차 — 양양 낙산사·하조대·물치해변
낙산사: 아침 일찍 가야 진짜 낙산사입니다
낙산사는 관광지이기도 하지만 실제 운영 중인 절이기도 해서, 오전 7~8시에 가면 아침 예불 끝난 뒤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요. 관광객이 몰리는 10시 이후와는 완전히 다른 공간이에요.
의상대에서 내려다보이는 동해 뷰는 사진으로 봐도 멋있지만 실제로 보면 더 압도적이에요. 아이에게는 바다 위에 절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홍련암이 특히 신기해하더라고요. 홍련암 바닥 구멍으로 바다가 보이는 구조인데, 파도 소리가 구멍에서 올라오는 게 아이 눈에는 완전히 신기한 체험이에요.
낙산사 주차장은 입구 쪽에 있는데, 성수기엔 오전 9시 이전에 도착하지 않으면 본 주차장은 꽉 차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오전 8시에 도착해서 여유 있게 주차했어요. 낙산사 관람 후 바로 아래 낙산해변으로 연결되니까, 관람 + 해변 산책을 묶어서 하면 동선이 깔끔합니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소정의 금액이 있고 아이는 보통 무료이거나 할인이 크니까 방문 전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두세요.
하조대 전망대: 여기 진짜 예뻐요, 사진 찍으러만 와도 됩니다
하조대는 낙산사에서 차로 20분 정도 아래쪽에 있어요. 소나무 숲과 기암절벽, 하얀 등대가 어우러진 뷰가 강원도 해안에서 손에 꼽을 만큼 예쁩니다. 저는 ‘양양 하면 죽도해변 서핑’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하조대 보고 나서 완전히 바뀌었어요.
전망대까지 올라가는 길에 소나무 그늘이 많아서 여름에도 비교적 시원하게 걸을 수 있어요. 아이가 바위 사이를 폴짝폴짝 뛰어다니길 좋아해서 저는 중간에 여러 번 멈추면서 걸었는데, 그게 오히려 여유 있는 산책이 됐어요.
하조대 근처에 횟집과 해산물 식당이 모여 있어서 점심 해결하기도 좋아요. 특히 여름에는 물회가 인기 많은데, 저는 아이 눈치 보느라 따뜻한 생선구이 정식을 시켰는데 양도 많고 맛도 좋았어요. 여름 비수기 평일에는 가격 흥정도 어느 정도 돼요.
물치해변: 사람 적고 조용한 진짜 가족 해변
물치해변은 낙산해변이나 하조대해변보다 덜 유명해서 상대적으로 한산한 편이에요. 그게 오히려 저한테는 장점으로 느껴졌어요. 모래가 고와서 아이가 모래 놀이하기에 딱이고, 파도도 적당해서 물을 무서워하는 아이도 조금씩 발 담그면서 익숙해지기 좋아요.
저희는 귀가 전에 마지막으로 1시간 정도 여기서 놀았는데, 아이가 “여기 제일 좋다”고 했어요. 사람이 적으니까 자기 영역이 생긴 느낌이었나 봐요. 물 놀이 후 깨끗하게 씻을 수 있는 샤워 시설도 해변에 마련돼 있어서 귀가 전 정리하기도 편합니다.
물치해변 근처에 작은 카페들이 생겨나고 있어서, 아이스크림이나 음료 챙기기도 어렵지 않아요. 저는 이 카페들에서 아이스라떼 한 잔 들고 모래사장에 앉아 있는 게 이번 여행에서 제일 힐링이었어요.

가족 여행 필수 숙소 — 속초·양양 추천 유형
숙소는 크게 세 가지 타입으로 나눌 수 있어요. 예산과 아이 연령에 따라 골라보세요.
속초 시내 비즈니스호텔 (1인실·2인실 기준 6~12만 원대)
속초 중앙시장 도보권에 있어서 저녁 외식과 아침 편의 접근성이 좋아요. 아이와 함께할 경우 패밀리룸이나 디럭스룸을 고르면 공간이 여유 있어요. 성수기엔 3개월 전 예약이 기본이에요.
양양 에어비앤비·독채 펜션 (15~30만 원대)
독채 펜션이나 에어비앤비 타입은 아이를 데리고 있을 때 민폐 걱정을 덜 수 있어요. 늦게까지 아이가 뛰어다녀도 눈치 안 봐도 되고, 공용 주방이 있으면 아침밥 간단하게 해먹을 수도 있어요. 낙산해변 근처 독채 숙소들이 여름에 인기 많아서 미리 찾아보는 걸 추천해요.
캠핑·글램핑 (낙산해변 인근, 10~25만 원대)
낙산해변 주변에 오션뷰 캠핑장이 여럿 있어요. 아이가 캠핑을 좋아한다면 모래사장까지 2분 거리에 텐트 치고 하루 자는 것도 완전히 다른 경험이에요. 다만 여름 성수기엔 벌레가 많으니 방충 준비를 꼼꼼히 해야 해요.
어느 타입이든 공통으로 추천하는 건 체크인 당일 최소 오후 3시 이전에 도착해서 짐 먼저 풀기입니다. 아이와 함께하면 짐이 기본으로 많으니까, 숙소에 짐 던져두고 가볍게 다니는 게 훨씬 편해요.

여름 양양·속초 여행 주의사항 & 꿀팁
교통: 서울에서 2시간 반~3시간, 의외로 KTX+버스도 됩니다
서울에서 양양·속초는 승용차 기준 동서울터미널 → 속초 고속버스가 약 2시간 30분~3시간이에요. 고속도로 서울춘천로→동홍천IC→속초 방향으로 네비가 안내하는데, 주말 오전엔 홍천 분기점 근처에서 막히는 경우가 많아요. 오전 6~7시에 출발하면 막힘 없이 2시간 이내로 도착하기도 해요.
차가 없으신 분은 KTX + 버스 조합도 의외로 편해요. KTX로 강릉역까지 간 다음(서울 기준 2시간 이내), 강릉역에서 속초행 시외버스가 자주 있거든요. 속초까지 추가 1시간 정도 더 가는데, 아이와 함께라면 기차에서 편하게 앉아서 가는 게 운전 피로보다 낫다는 분들도 계세요.
성수기 주차·인파: 평일을 노리거나 일찍 시작하세요
양양·속초 여름 성수기(7월 말~8월 중순)는 진짜 사람이 많아요. 이 기간 주말이라면 모든 유명 해변 주차장이 오전 10시 전후로 만차가 되고, 낙산사 주차장도 오전 9시 넘어가면 길게 줄을 서요. 해결 방법은 딱 두 가지예요: 평일 여행 또는 오전 7~8시에 모든 명소 시작.
주차 꿀팁으로는 속초는 시내 중심부보다 외곽 무료 주차 후 전동킥보드·자전거 이동이 요즘 인기예요. 아이가 킥보드를 탈 수 있다면 이 방법이 은근히 재미있는 여행 방식이 되기도 하고요.
아이와 바다 안전: 이것만 꼭 챙기세요
여름 동해안은 파도가 서해보다 강한 경우가 많아요. 특히 속초해수욕장은 날씨에 따라 파도가 꽤 높아질 수 있어서, 입수 전 해수욕장 안전 신호를 꼭 확인해야 해요. 녹색 깃발일 때 입수 가능, 황색이면 주의, 적색이면 입수 금지예요.
아이가 물을 무서워하지 않더라도 구명조끼 또는 물놀이 조끼는 챙기는 게 좋아요. 현장 대여도 있지만 사이즈가 안 맞는 경우도 있어서, 아이 몸에 맞는 걸 미리 집에서 챙겨오는 게 훨씬 안심이에요.
또 하나, 강원도 여름 자외선은 생각보다 강해요. 자외선차단제를 2시간마다 재도포하고, 아이 래시가드는 필수예요. 모자도 챙기되, 파도에 날아가지 않게 턱끈 있는 걸로요. 저도 이걸 소홀히 했다가 아이 얼굴이 빨개진 경험이 있어서요.
음식 알레르기 주의
속초·양양은 해산물 중심 식문화라, 해물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라면 메뉴 선택 시 꼭 미리 확인해야 해요. 아바이순대에도 선지·당면 외에 기타 재료가 들어가고, 라면 국물에도 해산물 육수가 기본인 집이 많아요. 식당에서 미리 “해물 빼고 가능하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조정해주긴 하는데, 심한 알레르기라면 편의점 식사나 지참 음식도 준비해가는 게 안전해요.
기타 꿀팁 모음
– 낙산해변~속초해수욕장 간 해안 자전거 도로: 낙산사 앞에서 속초까지 해안 라이딩이 가능해요. 아이와 함께 자전거를 빌려서 타면 이동 자체가 여행이 됩니다.
– 설악산은 이번엔 패스: 여름에 설악산 등산은 더위 때문에 아이가 힘들어해요. 케이블카(권금성)는 대기 시간이 성수기에 2시간 넘는 경우도 있어서, 이번 1박2일 코스에서는 뺐어요. 가을 단풍철에 따로 가는 게 낫더라고요.
– 속초 시내 편의점 vs 전통시장: 아이 먹을 간식이나 음료는 속초 중앙시장 쪽이 가격도 저렴하고 종류도 다양해요. 특히 옥수수나 감자 같은 강원도 토산품은 편의점보다 시장에서 사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