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림청이 9월 22일 발표한 ‘2026년 한반도 단풍 절정 예측’을 보면 올해 단풍은 10월 초 강원 북부 산지에서 시작해 10월 하순 전국적으로 절정에 이릅니다. 중부 대표 산인 속리산의 절정 예상일은 10월 28일입니다. 그런데 은행나무는 단풍나무보다 조금 늦게, 그리고 한꺼번에 노랗게 물드는 나무입니다. 그래서 은행나무 명소는 10월 말부터 11월 첫 주 사이, 딱 두 주 정도가 승부입니다. 그 짧은 기간을 놓치지 않도록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다녀오기 좋은 곳을 골라, 절정 시기와 주차, 걷는 순서까지 함께 정리합니다.
이 글은 아산 곡교천 은행나무길과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를 중심으로 다루고, 시간이 된다면 함께 들르기 좋은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와 괴산 문광저수지를 짧게 덧붙입니다.
은행나무 명소 한눈에 비교
| 장소 | 특징 | 걷는 거리 | 입장·주차 | 이런 분께 |
|---|---|---|---|---|
| 아산 곡교천 은행나무길 | 하천 둑을 따라 이어진 은행나무 터널 | 편도 2km 남짓 | 입장·주차 무료 | 평지 산책, 아이·어르신 동반 |
|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 | 천연기념물 고목 한 그루의 압도감 | 주차장에서 절까지 숲길 약 1km | 관람료·주차료 있음(현장 확인) | 가벼운 산책과 고찰 |
|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 들판 한가운데 선 거대한 고목 | 짧음 | 광장 정비로 주차 편의 개선 | 사진 한 장을 위한 짧은 방문 |
| 괴산 문광저수지 | 저수지 둑길과 새벽 물안개 | 둑길 산책 | 입장 무료 | 이른 아침 사진 |

아산 곡교천 은행나무길 — 강변을 따라 걷는 노란 터널
아산 곡교천 은행나무길은 하천 둑을 따라 은행나무가 2km 남짓 줄지어 선 길입니다. 양쪽 나무가 머리 위에서 맞닿을 만큼 자라 있어서, 절정기에는 하늘까지 노랗게 덮인 터널 안을 걷는 기분이 듭니다. 바닥에도 잎이 두툼하게 깔리기 때문에 나무가 다 떨어지기 직전, 잎이 반쯤 떨어진 때가 오히려 사진이 더 예쁘게 나오기도 합니다.
곡교천 걷는 순서
1. 동쪽 입구에서 시작해 서쪽으로: 오전에는 해를 등지고 걷게 되어 은행잎이 밝게 찍힙니다.
2. 둑길 아래 하천 쪽 산책로도 함께: 둑 위의 터널과 달리 하천 쪽 길에서는 물에 비친 노란 나무줄을 볼 수 있습니다.
3. 현충사까지 이어서: 은행나무길 끝에서 멀지 않은 곳에 현충사가 있습니다. 현충사 경내에도 큰 은행나무가 있어 한 번에 두 곳을 볼 수 있습니다.
곡교천 주차와 차량 통제
- 입장료와 주차비는 무료입니다. 은행나무길 주변 공영주차장과 임시주차장을 함께 씁니다.
- 아산시는 해마다 단풍 절정기인 10월 말~11월 초 주말에 은행나무길을 차 없는 거리로 운영해 왔습니다. 올해 운영 날짜와 거리예술제 같은 행사 일정은 아직 공식 발표 전이니, 출발 전에 아산시 공지를 꼭 확인하세요.
- 절정기 주말에는 가까운 주차장이 금방 찹니다. 오전 9시 전에 도착하거나, 조금 떨어진 임시주차장에 세우고 걸어 들어가는 편이 오히려 빠릅니다.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 — 천 년을 넘긴 고목 한 그루
양평 용문산 자락의 용문사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고목입니다. 나이는 약 1,100년으로 추정되고, 높이는 40m를 넘습니다. 곡교천이 ‘길’을 보러 가는 곳이라면, 용문사는 ‘나무 한 그루’를 보러 가는 곳입니다. 숲길을 걸어 올라가다 절 앞마당에 다다르면 하늘을 덮을 만큼 가지를 뻗은 나무가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는데, 사진으로는 그 크기가 잘 전해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용문사 가는 순서
1. 용문산관광지 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관광지 입구에서 주차료를 냅니다(요금은 현장에서 확인).
2. 일주문을 지나 숲길을 걷는다: 절까지 완만한 오르막 숲길이 이어집니다. 천천히 걸어도 20~30분이면 충분합니다.
3. 은행나무 아래에서 올려다본다: 나무 바로 아래보다 몇 걸음 떨어져 계단 쪽에서 올려다보면 나무 전체가 한 화면에 들어옵니다.
용문사는 사찰이라 관람료가 따로 있고, 현금만 받는 경우가 있으니 현금을 조금 챙겨 가면 편합니다. 산속이라 시내보다 기온이 낮아서, 같은 날이라도 곡교천보다 조금 일찍 물들고 조금 일찍 떨어지는 편입니다.
함께 가 볼 만한 은행나무 명소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원주 들판 한가운데 홀로 선 반계리 은행나무도 천연기념물입니다. 오랫동안 800년 정도로 알려졌지만, 국립산림과학원이 최근 정밀 측정한 결과 1,300년 안팎으로 확인됐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주변이 넓은 광장으로 정비되면서 주차와 관람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보통 11월 첫 주 이전에 찾아야 나무와 바닥이 함께 노랗게 물든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괴산 문광저수지 은행나무길
괴산 문광저수지는 저수지 둑길을 따라 은행나무가 늘어선 곳으로, 해가 뜨기 직전 저수지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아침 풍경이 유명합니다. 입장료는 없고, 사진이 목적이라면 해 뜨는 시각에 맞춰 도착하는 것을 권합니다. 축제 일정은 해마다 달라지니 괴산군 공지를 확인하세요.

은행나무 절정 시기, 이렇게 맞춘다
은행나무는 잎이 초록에서 연두, 노랑으로 바뀐 뒤 절정에 이르면 일주일 남짓 만에 우수수 떨어집니다. 그래서 날짜를 정해 두기보다 상태를 보고 움직이는 편이 낫습니다.
- 절정 기준: 나무의 80% 이상이 노랗게 물들고, 바닥에 잎이 깔리기 시작할 때입니다.
- 지역 차이: 같은 중부권이라도 산속(용문사)이 평지(곡교천)보다 며칠 먼저 물듭니다.
- 확인 방법: 출발 전날 해당 장소의 최근 방문 사진이나 지자체 실시간 정보를 확인하세요. 한국관광공사가 공개한 ‘2026 단풍지도’는 수도권과 강원권은 10월 말부터, 경상·전라권은 11월 초중순 절정을 예상했습니다.
- 비 온 다음 날은 피한다: 비바람이 한 번 지나가면 잎이 한꺼번에 떨어집니다. 대신 막 떨어진 직후의 노란 카펫을 노린다면 비 그친 다음 날 오전이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은행잎은 왜 한꺼번에 노래질까
단풍나무가 붉게 물드는 것과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드는 것은 원리가 조금 다릅니다. 은행잎에는 여름 내내 초록색 엽록소와 함께 노란 색소(카로티노이드)가 들어 있습니다. 여름에는 엽록소가 워낙 많아 노란색이 가려져 있다가, 가을에 기온이 떨어지고 해가 짧아지면 나무가 엽록소를 분해하면서 숨어 있던 노란색이 드러납니다. 새로운 색을 만드는 게 아니라 원래 있던 색이 보이는 것이라, 조건이 맞으면 나무 전체가 짧은 기간에 고르게 노래집니다.
그래서 은행나무는 ‘천천히 물들다가 갑자기 떨어지는’ 나무로 느껴집니다. 일교차가 크고 맑은 날이 이어지면 색이 선명해지고, 그 상태가 일주일 남짓 이어지다가 찬 바람과 비가 한 번 지나가면 잎이 우수수 떨어집니다. 절정 소식을 들었다면 다음 주말로 미루지 말고 그 주에 가는 편이 안전한 이유입니다.

은행나무 사진 잘 찍는 요령
- 역광을 활용한다: 해를 마주 보고 잎을 올려다보면 햇빛이 잎을 통과하면서 노란색이 투명하게 빛납니다. 오전보다 해가 낮게 기운 오후 3~4시 무렵이 특히 좋습니다.
- 길의 소실점을 가운데에: 곡교천처럼 나무가 줄지어 선 길은 길 한가운데서 끝까지 이어지는 구도로 찍으면 터널 느낌이 살아납니다. 휴대폰을 허리 높이로 낮추면 바닥의 낙엽까지 함께 담깁니다.
- 고목은 사람과 함께: 용문사 은행나무처럼 큰 나무는 크기를 가늠할 대상이 없으면 평범해 보입니다. 나무 아래에 사람이 조그맣게 서 있으면 규모가 한눈에 전해집니다.
- 흐린 날에는 가까이: 하늘이 회색이면 하늘을 빼고 잎과 가지를 가까이 채워 찍는 편이 색이 더 진하게 나옵니다.
- 사람이 적은 시간대: 이른 오전에는 사람이 적고 빛도 부드럽습니다. 절정기 주말 낮에는 길 위에 사람이 가득해 원하는 구도를 잡기 어렵습니다.
곡교천과 함께 둘러볼 아산 명소
곡교천 은행나무길만 보고 돌아오기 아쉽다면 가까운 곳을 한두 군데 묶어 보세요.
- 현충사: 은행나무길과 가까워 걸어서도 이어 갈 수 있습니다. 넓은 경내를 천천히 산책하기 좋고, 가을 정원 풍경이 잘 가꿔져 있습니다.
- 외암민속마을: 돌담길과 초가집이 남아 있는 마을로, 은행나무길과 차로 멀지 않습니다. 가을에는 감나무와 돌담이 어우러진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 온양온천: 하루 종일 걷고 난 뒤 몸을 녹이기 좋은 마무리 코스입니다. 온천 시설과 식당이 시내에 모여 있어 저녁까지 해결하기 편합니다.

은행나무 명소 갈 때 챙길 것
-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신발: 떨어진 은행잎과 열매는 생각보다 미끄럽습니다. 특히 비가 온 뒤 둑길과 숲길은 조심하세요.
- 열매 냄새 대비: 암나무 아래에는 열매가 떨어져 냄새가 납니다. 밟지 않게 길 가운데로 걷고, 다녀와서는 신발 바닥을 한 번 씻어 주면 차 안에 냄새가 덜 남습니다. 열매를 맨손으로 만지면 피부가 가려울 수 있으니 줍지 않는 게 좋습니다.
- 얇은 겉옷 한 벌: 아침과 저녁 기온 차가 커서, 낮에 덥다가도 해가 지면 금방 쌀쌀해집니다.
- 이른 출발: 절정기 주말은 주차와 길이 모두 붐빕니다. 사진도 사람이 적은 오전 일찍이 훨씬 잘 나옵니다.

하루 코스로 묶는다면
- 수도권 출발, 양평 하루: 오전 용문사 은행나무 → 점심 용문 시내 → 오후 두물머리나 양평 강변 산책
- 충청권 하루: 오전 곡교천 은행나무길 → 현충사 → 오후 온양온천에서 쉬어 가기
- 은행나무만 두 곳: 오전 용문사 → 오후 원주 반계리. 두 곳 모두 고목을 보는 코스라 이동 시간을 감안해 일찍 출발하세요.
은행나무 명소, 자주 묻는 질문
Q. 곡교천은 평일에도 사람이 많나요?
절정기에는 평일에도 꽤 붐빕니다. 다만 주말처럼 주차장이 가득 차지는 않아서, 평일 오전이라면 비교적 여유롭게 걸을 수 있습니다.
Q. 아이와 가기엔 어디가 좋나요?
평지인 곡교천이 가장 편합니다. 유모차도 다닐 수 있고, 둑길 아래 하천 쪽에서 쉬어 가기도 좋습니다. 용문사는 숲길 오르막이 있어 걷기 좋아하는 아이와 함께라면 괜찮습니다.
Q. 차 없이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나요?
용문사는 경의중앙선 용문역에서 버스나 택시로 갈아타면 되고, 곡교천은 온양온천역이나 KTX 천안아산역에서 버스나 택시로 이어 갈 수 있습니다. 절정기 주말에는 주차장 진입에만 한참 걸리는 경우가 많아서, 오히려 대중교통이 더 빠를 때도 있습니다. 버스 배차는 노선마다 다르니 지도 앱에서 출발 전에 확인하세요.
Q. 은행나무 열매를 주워 가도 되나요?
지자체나 사찰이 관리하는 나무의 열매는 함부로 주워 가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맨손으로 만지면 피부염이 생길 수도 있으니 눈으로만 즐기세요.
은행나무 명소, 이것만 기억하세요
1. 절정은 10월 말~11월 첫 주 — 산속이 평지보다 며칠 빠르다.
2. 곡교천은 걷는 길 — 입장·주차 무료, 올해 차 없는 거리 날짜는 아산시 공지 확인.
3. 용문사는 나무 한 그루 — 천 년 고목, 주차료·관람료는 현장에서, 현금 조금.
4. 비 온 직후는 피하거나 노린다 — 잎이 한꺼번에 떨어진다.
5. 오전 일찍, 미끄럽지 않은 신발 — 열매는 밟지도 줍지도 않기.
노란 은행나무는 해마다 오지만 절정은 늘 짧게 지나갑니다. 이번 달 마지막 주말 계획을 미리 세워 두면, 올해는 잎이 다 떨어진 뒤에 도착하는 일 없이 노란 터널 한가운데를 걸을 수 있을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