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 우리 반에서 용돈 안 받는 사람 나밖에 없어.” 이런 말을 들으면 얼마를, 언제부터, 어떻게 줘야 할지 막막해집니다. 너무 적으면 아이가 친구들 사이에서 위축될까 걱정되고, 너무 많으면 군것질에 다 쓸까 봐 불안하죠. 초등 용돈은 금액보다 ‘어떤 규칙으로 주느냐’가 아이의 돈 감각을 훨씬 크게 좌우합니다.
이 글에서는 최근 조사로 본 학년별 평균 금액, 우리 집에 맞는 금액을 정하는 기준, 주급과 월급 중 무엇이 나은지, 용돈 기입장을 쓰게 하는 요령, 2026년부터 달라진 어린이 체크카드 발급 기준, 그리고 추석에 받은 명절 용돈을 다루는 방법까지 차례로 담았습니다.

초등 용돈, 요즘 평균은 얼마일까
먼저 다른 집은 얼마나 주는지부터 보겠습니다. 조사 기관마다 대상과 방식이 달라 금액에 차이가 있지만, 큰 흐름은 비슷합니다.
| 조사 | 대상·시기 | 초등 저학년 | 초등 고학년 |
|---|---|---|---|
| 아이부자 앱 데이터 | 2025년 1~11월 이용자 | 월 26,000원(주 6,000원) | 월 40,000원(주 9,300원) |
| 퍼핀 정기용돈 데이터 | 2024년 1~12월 약 10만 자녀 | 월 32,000원 | 월 51,000원 |
| 윤선생 학부모 설문 | 2025년 11월 발표 | 초등 전체 월평균 30,740원 |
세 자료를 겹쳐 보면 저학년은 월 2만~3만 원대, 고학년은 월 4만~5만 원대가 요즘 평균이라고 보면 됩니다. 윤선생 설문에서는 초등 학부모 10명 중 8명가량이 용돈을 주고 있었고, 아이가 용돈을 받기 시작한 평균 나이는 만 8.4세, 대략 초등 2학년이었습니다.
흥미로운 건 아이와 부모가 생각하는 ‘적정 금액’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EBS 초등온이 초등학생과 학부모 928명에게 물었더니 학생은 40.5%가 ‘1만~2만 원’을, 학부모는 41.4%가 ‘2만~5만 원’을 적당하다고 답했습니다. 아이들은 오히려 적게 불렀고, 부모는 스스로 계획해 쓸 여유를 주려고 조금 넉넉하게 생각한 셈입니다.
학년별 초등 용돈 금액, 이렇게 정해 보세요
평균은 참고일 뿐, 우리 집 금액은 용돈으로 무엇을 해결하게 할지를 먼저 정하고 거꾸로 계산하는 게 정확합니다. 같은 3만 원이라도 간식만 사는 아이와 학용품·교통비까지 해결하는 아이는 체감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 학년 | 주급 예시 | 월 환산 | 용돈으로 맡길 항목 |
|---|---|---|---|
| 1~2학년 | 3,000~5,000원 | 1만 2천~2만 원 | 간식, 작은 문구 |
| 3~4학년 | 5,000~8,000원 | 2만~3만 2천 원 | 간식, 문구, 친구 생일 선물 일부 |
| 5~6학년 | 8,000~12,000원 | 3만 2천~4만 8천 원 | 간식, 문구, 선물, 교통비·여가비 일부 |
위 금액은 앞의 평균 자료를 바탕으로 잡은 출발점입니다. 정하는 순서는 이렇습니다.
1. 지난 한 달 동안 아이 때문에 쓴 소소한 돈(간식·문구·뽑기 등)을 대략 떠올려 봅니다.
2. 그중 앞으로 아이가 직접 계산하게 할 항목만 골라 더합니다.
3. 합계에 10~20% 정도를 얹어 저축할 여유를 만듭니다.
4. 석 달 정도 운영해 보고 모자라거나 남는 정도를 아이와 함께 점검해 조정합니다.
금액을 정했다면 아이에게 “이 돈으로 무엇을 사는지”를 분명히 알려 주세요. 맡길 항목이 정해지지 않으면 아이는 용돈을 ‘공짜로 생긴 돈’으로 여기고, 부모는 따로 사 달라는 요청에 계속 지갑을 열게 됩니다.

용돈은 언제부터 시작할까
윤선생 설문의 평균 시작 시기가 초등 2학년이었지만, 나이보다 중요한 건 준비 신호입니다. 아래 세 가지 중 두 가지 이상이 보이면 시작해도 괜찮습니다.
- 1,000원짜리 물건을 사고 거스름돈을 셀 수 있다.
- “이거 사면 저건 못 산다”는 선택의 개념을 이해한다.
- 학교나 학원 앞 가게를 혼자 오가는 일이 생겼다.
처음에는 금액보다 ‘정해진 날에 정해진 돈이 들어온다’는 리듬을 익히는 게 목표입니다. 1학년이라면 주 2,000~3,000원부터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주급과 월급, 무엇이 나을까
퍼핀 데이터에서는 주 1회 지급이 51%, 월 1회가 49%로 거의 반반이었고, 윤선생 설문에서는 학부모 10명 중 6명이 매주 준다고 답했습니다. 정답은 아이의 계획 능력에 따라 달라집니다.
| 구분 | 주급 | 월급 |
|---|---|---|
| 잘 맞는 시기 | 1~3학년, 용돈을 처음 받는 아이 | 4~6학년, 주급을 1년 이상 운영한 아이 |
| 장점 | 실수해도 일주일 뒤 다시 시작, 계획 기간이 짧음 | 큰 물건을 사려고 모으는 연습, 긴 계획 |
| 단점 | 몇 천 원 이상 물건은 모으기 어려움 | 초반에 다 써 버리면 3주를 버텨야 함 |
| 추천 운영 | 매주 같은 요일(예: 월요일)에 지급 | 처음엔 2주급으로 중간 단계를 두기 |
주급으로 시작해 “이번 주 남은 돈”을 스스로 관리하는 게 익숙해지면 2주급, 월급 순서로 기간을 늘려 가는 방법이 무리가 없습니다. 지급일은 꼭 지켜 주세요. 부모가 깜빡하고 며칠씩 늦으면 아이도 규칙을 가볍게 여기게 됩니다.
용돈 기입장, 이렇게 쓰게 하세요
용돈 기입장의 목적은 꼼꼼한 가계부가 아니라 돈이 어디로 갔는지 돌아보는 습관입니다. 칸이 많으면 일주일도 못 가서 포기하니 저학년은 아래 네 칸이면 충분합니다.
| 날짜 | 들어온 돈 | 나간 돈(어디에) | 남은 돈 |
|---|---|---|---|
| 10/6(월) | 5,000원(용돈) | 5,000원 | |
| 10/7(화) | 1,500원(젤리) | 3,500원 | |
| 10/9(목) | 2,000원(색연필) | 1,500원 |
꾸준히 쓰게 만드는 요령은 다음과 같습니다.
- 쓰는 시간을 정하기: 매일 쓰기 어렵다면 용돈 받는 날 저녁에 일주일 치를 몰아서 써도 됩니다.
- 영수증 봉투 하나: 영수증이나 메모를 봉투에 모아 두면 기억이 안 나도 채울 수 있습니다.
- 잔소리 대신 질문: “왜 이런 데 썼어?”보다 “이번 주에 제일 잘 산 건 뭐야?”라고 물으면 아이가 스스로 소비를 평가합니다.
- 고학년은 ‘필요·원함’ 표시: 나간 돈 옆에 필요한 것인지 갖고 싶었던 것인지 표시하게 하면 소비 습관이 한눈에 보입니다.
한 달이 끝나면 기입장을 같이 펼쳐 보고 가장 많이 쓴 항목을 함께 찾아보세요. 숫자로 확인한 아이는 다음 달 계획을 훨씬 구체적으로 세웁니다.

현금·어린이 체크카드·선불카드 비교
윤선생 설문을 보면 요즘은 현금보다 충전식 카드나 앱으로 용돈을 주는 집이 많습니다. 여기에 2026년 5월 4일부터 금융당국 제도 개선으로 후불교통 기능이 없는 체크카드의 발급 연령이 만 12세에서 만 7세로 낮아졌습니다. 초등 1~2학년도 법정대리인(부모) 동의를 받으면 본인 명의 체크카드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후불교통 기능을 넣은 체크카드는 지금도 만 12세 이상부터입니다.
| 방식 | 좋은 점 | 아쉬운 점 | 잘 맞는 아이 |
|---|---|---|---|
| 현금 | 돈이 줄어드는 게 눈에 보임 | 분실 위험, 기록이 남지 않음 | 1~2학년, 처음 시작 |
| 어린이 체크카드 | 통장 잔액만큼만 사용, 부모 앱에서 내역 확인 | 숫자로만 보여 감각이 약할 수 있음 | 3학년 이상, 기입장에 익숙한 아이 |
| 충전식 선불카드·용돈 앱 | 충전 금액 안에서만 결제, 자동 지급 설정 | 앱마다 수수료·가맹점 조건이 다름 | 주급을 자동으로 주고 싶은 집 |
저학년에게는 현금으로 시작해 ‘돈이 손에서 빠져나가는 느낌’을 먼저 익히게 하고, 기입장이 습관이 된 뒤 카드로 넘어가는 순서를 권합니다. 카드로 바꾼 뒤에도 일주일에 한 번은 앱 결제 내역을 아이와 같이 보면서 기입장에 옮겨 적게 하면 숫자 감각이 흐려지지 않습니다. 체크카드 발급 절차와 수수료, 이용 한도는 은행·카드사마다 다르니 신청 전에 해당 금융사 안내를 확인하세요.

추석에 받은 명절 용돈은 어떻게 할까
명절이 지나면 아이 손에 평소 용돈의 몇 달 치가 한꺼번에 들어옵니다. 이 돈을 “엄마가 맡아 둘게” 하고 가져가 버리면 아이는 큰돈을 다뤄 볼 기회를 잃고, 반대로 전부 쥐여 주면 며칠 만에 사라지기 쉽습니다. 받은 날 아이와 함께 세 덩어리로 나눠 보세요.
1. 쓰는 돈: 사고 싶었던 것을 사는 몫. 아이가 고르게 하되 미리 목록을 적게 합니다.
2. 모으는 돈: 아이 이름 통장에 넣는 몫. 통장에 찍힌 숫자를 직접 확인시키면 저축이 실감 납니다.
3. 나누는 돈: 동생 선물, 기부, 친구 생일 같은 몫. 금액이 작아도 ‘돈으로 마음을 전하는 경험’이 됩니다.
비율은 예를 들어 쓰기 30%, 모으기 60%, 나누기 10%처럼 집마다 정하면 됩니다. 중요한 건 비율을 부모가 일방적으로 정하지 않고 아이와 의논해서 정하는 것입니다. 스스로 정한 규칙은 훨씬 잘 지킵니다.
초등 용돈 줄 때 피하면 좋은 실수
용돈 제도가 흐지부지되는 집을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 가불을 쉽게 해 주기: 다 써 버린 뒤 다음 주 용돈을 당겨 주면 계획할 이유가 사라집니다. 꼭 필요할 땐 다음 용돈에서 나눠 갚게 하세요.
- 시험 점수나 집안일마다 돈 주기: 기본 집안일까지 돈과 연결하면 “돈 안 주면 안 해”가 됩니다. 기본 용돈은 그대로 두고, 세차처럼 평소에 없던 큰일만 추가 보상으로 구분하는 편이 낫습니다.
- 쓴 곳마다 지적하기: 젤리를 샀다고 혼나면 아이는 기입장을 숨기거나 거짓으로 씁니다. 실패도 자기 돈으로 겪어 봐야 배웁니다.
- 형제 금액을 똑같이 맞추기: 학년과 맡긴 항목이 다르면 금액이 달라도 됩니다. 기준을 설명해 주면 아이들도 수긍합니다.

초등 용돈, 자주 묻는 질문
용돈을 다 써 버리고 또 달라고 해요.
다음 지급일까지는 추가로 주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대신 “다음 주에는 어떻게 나눠 쓸까?”를 같이 계획해 보세요. 한두 번 부족해 보는 경험이 가장 확실한 공부입니다.
용돈을 올려 달라고 하면 어떻게 하나요?
학년이 올라가거나 맡길 항목이 늘어날 때 올리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아이가 기입장을 근거로 “이 항목이 늘었어”라고 설명하게 하면 협상 연습도 됩니다.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거나 빌려도 되나요?
초등학생끼리 돈거래는 다툼으로 번지기 쉬우니 원칙적으로 하지 않기로 약속하는 집이 많습니다. 꼭 필요하면 부모에게 먼저 말하도록 정해 두세요.
용돈으로 산 물건이 금방 망가지거나 후회하면요?
다시 사 주지 말고 그 경험을 이야기 나눠 보세요. “다음엔 무엇을 보고 고를까?”라고 물으면 아이가 가격과 품질을 비교하는 눈을 스스로 키웁니다. 고학년이라면 사기 전에 하루 기다려 보는 ‘하루 규칙’을 정해 두는 것도 충동구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용돈 통장은 아이 명의로 만들어야 하나요?
아이 명의 통장이 있으면 명절 용돈과 저축을 따로 모으기 좋고, 나중에 체크카드를 연결하기도 편합니다. 만들 때는 부모가 가족관계증명서 등 서류를 챙겨 함께 가는 경우가 많으니 은행에 필요한 서류를 먼저 물어보세요.
초등 용돈, 이 다섯 가지만 기억하세요
1. 금액: 저학년 월 2만~3만 원대, 고학년 4만~5만 원대가 최근 평균. 맡길 항목부터 정하고 거꾸로 계산합니다.
2. 시작: 거스름돈을 셀 줄 알고 선택의 개념을 이해하면 시작 신호입니다.
3. 주기: 주급으로 시작해 2주급, 월급으로 늘려 갑니다. 지급일은 반드시 지킵니다.
4. 기록: 네 칸짜리 용돈 기입장으로 충분합니다. 잔소리 대신 질문하세요.
5. 카드·명절 돈: 만 7세부터 체크카드가 가능하지만 현금으로 감각을 익힌 뒤 넘어가고, 명절 용돈은 쓰기·모으기·나누기로 나눕니다.
용돈 몇 만 원이 아이에게는 처음으로 스스로 결정하는 돈입니다. 이번 주말, 아이와 마주 앉아 “용돈으로 무엇을 해결할지” 목록부터 함께 적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