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편식, 왜 심각하게 봐야 할까?
“우리 아이는 밥만 먹고 반찬은 입에도 안 대요.” “채소라면 무조건 뱉어버려요.” 이런 고민을 가진 부모님, 정말 많으시죠? 대한소아과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만 1~6세 아동의 약 25~35%가 편식 경향을 보인다고 합니다. 편식은 단순히 ‘입이 짧은 것’이 아니라, 성장기 아이의 발달과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식행동 문제입니다.
편식이 지속되면 철분·칼슘·비타민 등 필수 영양소 섭취가 불균형해지고, 면역력 저하·성장 부진·학습 능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편식은 연령과 원인에 맞는 올바른 접근으로 충분히 교정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연령별 편식 원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실제 가정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7가지 해결 전략을 상세히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연령별 편식 원인 분석
편식의 원인은 아이의 발달 단계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같은 ‘채소 거부’라 하더라도 돌 전 아기와 초등학생의 이유는 완전히 다릅니다. 각 연령대의 특성을 이해해야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합니다.
영아기 (6~12개월) — 감각 탐색기의 거부 반응
이유식을 시작하는 생후 6개월부터는 아기가 모유·분유 외의 음식을 처음 경험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의 편식은 대부분 새로운 맛과 질감에 대한 자연스러운 경계 반응(food neophobia)입니다.
주요 원인:
- 맛의 낯설음: 모유·분유의 단맛에 익숙해진 아기에게 채소의 쓴맛은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일으킵니다. 진화적으로 쓴맛은 ‘독성’의 신호로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 질감 민감도: 덩어리가 있는 음식, 끈적이는 음식, 거친 식감을 처음 접할 때 구역질이나 뱉어내는 반응은 정상적인 발달 과정입니다.
- 이유식 시기 지연: 생후 6개월 이후 이유식 시작이 늦어지면 다양한 맛을 경험할 수 있는 ‘결정적 시기(critical window)’를 놓칠 수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6~9개월 사이에 다양한 맛을 접한 아기가 이후 편식 비율이 낮습니다.
- 수유와의 혼동: 수유 직후 이유식을 제공하면 이미 배가 찬 상태라 음식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유아기 (1~3세) — 자율성 발달과 먹기 투쟁
돌 이후는 자아가 발달하면서 “내가 할래!”, “싫어!”가 일상이 되는 시기입니다. 편식이 가장 심해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주요 원인:
- 자율성 욕구: 만 2세 전후 ‘미운 두 살’이라 불리는 이 시기, 아이는 먹는 것조차 자기 의지로 결정하고 싶어합니다. 음식 거부는 독립성의 표현입니다.
- 성장 속도 둔화: 돌 이후 성장 속도가 영아기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식욕이 감소합니다. 부모는 ‘갑자기 안 먹는다’고 걱정하지만, 이는 생리적으로 정상적인 현상입니다.
- 음식 공포증(Food neophobia) 심화: 만 2~6세에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 새로운 음식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아이가 새로운 음식을 수용하려면 평균 8~15회의 반복 노출이 필요합니다.
- 간식·음료 과다: 우유를 하루 500mL 이상 마시거나 주스·과자를 수시로 먹으면 식사 시간에 배고픔을 느끼지 못합니다.
유치원기 (4~6세) — 사회적 영향과 습관 고착
이 시기의 아이는 가정 밖의 세계, 즉 유치원·어린이집의 또래 환경에 영향을 받기 시작합니다.
주요 원인:
- 또래 영향: “쟤도 안 먹으니까 나도 안 먹을래”라는 모방 행동이 나타납니다. 반대로 친구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시도하기도 합니다.
- 미디어와 캐릭터 영향: TV·유튜브에서 보는 과자·패스트푸드 광고에 노출되면 가공식품 선호도가 높아지고 자연식품에 대한 관심이 줄어듭니다.
- 부정적 식사 경험의 누적: 이전에 억지로 먹인 경험, 식사 중 야단을 맞은 경험이 특정 음식에 대한 부정적 연상(negative association)을 형성합니다.
- 감각 처리 문제: 일부 아이는 후각·촉각이 과민하여 특정 냄새나 식감의 음식을 강하게 거부합니다. 이것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감각 처리 특성입니다.
초등학생 (7~12세) — 인지적 거부와 심리적 요인
초등학생은 논리적 사고가 발달하면서 편식의 양상도 달라집니다.
주요 원인:
- 인지적 선입견: “나는 원래 채소를 안 먹는 사람이야”라는 자기 정체성이 형성됩니다. 한번 ‘편식하는 아이’로 자리 잡으면 스스로 변화를 거부합니다.
- 학업 스트레스와 정서적 요인: 스트레스, 불안, 또래 관계 문제가 식욕 저하나 편식 심화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외모 인식: 특히 고학년 여아의 경우, 또래 사이에서 ‘살찐다’는 인식이 특정 음식을 회피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 식사 환경 변화: 학교 급식을 먹게 되면서 집에서 먹던 것과 다른 조리법·식재료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가공식품 중독: 라면·치킨·피자 등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져 담백한 한식을 거부하는 패턴이 굳어집니다.
편식이 부르는 영양 결핍 위험
편식이 장기화되면 특정 영양소 결핍으로 이어지며, 이는 아이의 성장·발달·면역에 심각한 영향을 줍니다. 아래 표는 편식 유형별로 발생할 수 있는 영양 결핍과 그 위험을 정리한 것입니다.
| 편식 유형 | 부족해지는 영양소 | 결핍 시 위험 | 주의 증상 |
|---|---|---|---|
| 채소 거부 | 식이섬유, 비타민 A·C, 엽산, 칼륨 | 변비, 면역력 저하, 시력 발달 지연 | 잦은 감기, 피부 건조, 만성 변비 |
| 고기·생선 거부 | 단백질, 철분, 아연, 비타민 B12 | 빈혈, 성장 부진, 집중력 저하 | 안색 창백, 쉽게 피로, 손톱 깨짐 |
| 우유·유제품 거부 | 칼슘, 비타민 D, 단백질 | 골밀도 저하, 치아 발달 문제 | 키 성장 둔화, 골절 위험 증가 |
| 밥·곡류만 섭취 | 필수지방산, 비타민, 미네랄 전반 | 두뇌 발달 지연, 전반적 영양 불균형 | 에너지 부족, 학습 부진 |
| 과일 거부 | 비타민 C, 식이섬유, 항산화물질 | 잇몸 약화, 상처 회복 지연, 면역 저하 | 잇몸 출혈, 잦은 멍 |
| 흰 음식만 먹음 (밥·빵·우유) | 철분, 비타민 A·C, 섬유질 | 빈혈, 변비, 면역 취약 | 무기력, 식욕 부진의 악순환 |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2020)’에 의하면, 성장기 아동은 매일 5대 영양소(탄수화물·단백질·지방·비타민·무기질)를 균형 있게 섭취해야 하며, 특히 칼슘(하루 700~1,000mg)과 철분(하루 8~10mg)은 한국 아동에게 가장 부족한 영양소로 꼽힙니다.
실전 해결 전략 7가지
아래 전략들은 소아과·영양학 전문가들의 권고와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하나만 적용하기보다 여러 전략을 병행했을 때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전략 1: 반복 노출의 법칙 — 최소 15회 시도하기
아이가 한 번 거부했다고 “이 음식은 안 맞나 보다”라고 포기하면 안 됩니다. 연구에 따르면 새로운 음식을 수용하기까지 평균 8~15회의 반복 노출이 필요합니다(Birch & Marlin, 1982). 핵심은 강제 없이 식탁에 꾸준히 올려놓는 것입니다.
- 거부하더라도 “괜찮아, 먹고 싶을 때 먹어”라고 담담하게 반응합니다.
- 아주 소량(한 입 크기)으로 접시 한쪽에 올려놓습니다.
-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과 함께 제공합니다.
- 날짜를 기록하여 몇 번째 노출인지 체크하면 부모의 인내심에 도움이 됩니다.
전략 2: 아이를 요리 과정에 참여시키기
아이가 직접 식재료를 만지고, 씻고, 반죽하면 그 음식에 대한 심리적 소유감(ownership)이 생깁니다. 자신이 만든 음식은 거부하기 어렵습니다.
- 영아기·유아기: 채소를 물에 씻기, 바나나 으깨기, 반죽 놀이
- 유치원기: 김밥 말기, 샐러드 토핑 올리기, 쿠키 모양 찍기
- 초등학생: 간단한 볶음 요리, 계란 프라이, 주말 브런치 함께 만들기
2019년 한국영양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요리 참여 프로그램에 참가한 유아의 채소 섭취량이 평균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략 3: 식사 환경과 루틴 정비하기
편식 교정에서 환경 세팅은 전략만큼이나 중요합니다.
- 식사 시간 고정: 매일 비슷한 시간에 식사·간식 시간을 정합니다. 하루 3끼 식사 + 2회 간식 패턴을 권장합니다.
- 식사 시간 제한: 30분을 넘기지 않도록 합니다. 식사 시간이 길어지면 아이도 부모도 지칩니다.
- TV·스마트폰 끄기: 화면을 보며 먹으면 음식의 맛·냄새·식감에 집중하지 못합니다. 또한 무의식적 과식이나 편식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 온 가족 함께 식사: 부모가 다양한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은 최고의 모델링(modeling)입니다. “엄마가 이거 정말 맛있게 먹는다~”라는 자연스러운 반응이 효과적입니다.
- 식탁 분위기: “먹어!”, “다 먹어야 해!”보다 편안하고 즐거운 대화가 오가는 식탁을 만듭니다.
전략 4: 음식의 형태·조리법 변형하기
같은 식재료도 형태와 조리법을 바꾸면 완전히 다른 음식이 됩니다. 아이가 특정 식감을 싫어한다면, 그 식재료를 다른 방식으로 가공해보세요.
- 갈아서 숨기기: 시금치를 갈아 녹색 팬케이크 만들기, 당근을 갈아 카레에 넣기, 비트를 갈아 분홍색 수제비 반죽에 활용
- 모양 바꾸기: 채소를 별·하트 모양으로 쿠키커터로 자르기, 꼬치에 색색별로 꽂기
- 조리법 변경: 삶은 브로콜리를 거부하면 → 치즈 그라탕, 바삭한 튀김, 스무디 형태로 변형
- 온도 변경: 따뜻한 채소를 거부하면 차가운 샐러드로, 혹은 반대로 시도
중요한 점: ‘숨기기’ 전략은 단기적으로 영양소를 보충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아이가 원재료를 인식하고 수용하도록 점진적으로 노출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이 팬케이크에 시금치가 들어있었어, 맛있었지?”라고 알려주며 긍정적 경험을 쌓아갑니다.
전략 5: 선택권 주기 — “뭐 먹을래?”가 아닌 “이것 중에 뭐 먹을래?”
아이에게 제한된 범위 안에서 선택권을 주면 자율성 욕구가 충족되면서 거부감이 줄어듭니다.
- “오늘 반찬은 브로콜리랑 당근 중에 뭘로 할까?” (둘 다 건강한 선택지)
- “사과를 깎아줄까, 아니면 통째로 먹을래?”
- “달걀은 삶은 거랑 후라이 중에 뭐가 좋아?”
- 마트에서 함께 장보며 아이가 직접 과일·채소를 고르게 합니다.
이때 “뭐 먹고 싶어?”처럼 완전히 개방형 질문은 피하세요. 아이가 “치킨!”, “과자!”만 외칠 수 있습니다. 부모가 건강한 옵션 2~3개를 제시하고 그 안에서 고르게 합니다.
전략 6: 긍정적 강화 — 칭찬과 보상 시스템 활용
아이가 새로운 음식을 한 입이라도 시도하면 진심으로 칭찬해 주세요. 단, 음식 자체를 보상으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권장하는 강화 방법:
- “새로운 맛에 도전해봤구나, 멋지다!” (행동 자체를 칭찬)
- 스티커 차트: 새로운 음식을 시도할 때마다 스티커를 붙이고, 일정 개수가 모이면 비식품 보상(놀이공원, 장난감 등) 제공
- “용감한 한 입(brave bite)” 규칙: 새로운 음식은 한 입만 시도하면 OK라는 가족 규칙을 정합니다.
피해야 할 방법:
- “채소 다 먹으면 아이스크림 줄게” → 이런 표현은 ‘채소 = 싫은 것, 아이스크림 = 보상’이라는 인식을 강화시킵니다.
- “안 먹으면 벌 줄 거야” → 식사 시간이 공포의 시간이 됩니다.
- 다른 형제·친구와 비교하기 → 자존감 하락 및 반발심 증가
전략 7: 부모 자신의 식습관 돌아보기
아이의 편식을 교정하기 전에, 부모 자신의 식습관을 점검해보세요. 부모가 특정 음식을 싫어하면 그 음식이 식탁에 오를 확률 자체가 낮아집니다.
- 부모가 편식하면 자녀의 편식 확률이 2~3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한국영양학회, 2020).
- “엄마는 안 먹으면서 왜 나한테만 먹으라고 해?”라는 아이의 반발은 논리적으로 정당합니다.
- 부모가 먼저 다양한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 부부 중 한 명이 편식이 심하다면, 적어도 아이 앞에서는 거부 반응을 자제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연령별 편식 교정 레시피 & 식단 아이디어
이론만으로는 부족하죠.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연령별 레시피와 메뉴 아이디어를 소개합니다.
| 연령대 | 편식 대상 | 교정 레시피 아이디어 | 조리 포인트 |
|---|---|---|---|
| 영아기 (6~12개월) | 채소 이유식 거부 | 고구마+당근 매시, 바나나+시금치 퓨레, 사과+비트 즙 | 단맛이 나는 식재료와 섞어 거부감 낮추기. 부드러운 퓨레 형태로 시작 |
| 유아기 (1~3세) | 고기 거부 | 소고기+두부 경단, 닭가슴살 감자볼, 돼지고기 채소 주먹밥 | 고기를 잘게 다져 좋아하는 식재료와 섞기. 손으로 잡기 좋은 핑거푸드 형태 |
| 유치원기 (4~6세) | 초록 채소 거부 | 시금치 치즈 머핀, 브로콜리 크림스프, 키위·시금치 스무디, 당근 호떡 | 채소를 갈거나 다져 반죽에 섞기. 아이와 함께 만들며 참여 유도 |
| 초등학생 (7~12세) | 밥·라면만 고집 | 비빔밥 라이스페이퍼롤, 잡채 볶음면, 채소 듬뿍 떡볶이, 참치 채소 볶음밥 | 좋아하는 음식 형태에 채소·단백질 추가. 직접 요리에 참여시키기 |
일주일 편식 교정 식단 예시 (유아기 기준)
아래는 채소와 단백질 섭취를 늘리기 위한 일주일 간식·식사 예시입니다.
- 월요일: 아침 – 당근 팬케이크 + 우유 / 점심 – 소고기 미역국 + 잡곡밥 / 간식 – 고구마 스틱 / 저녁 – 닭고기 채소 죽
- 화요일: 아침 – 바나나 오트밀 + 요거트 / 점심 – 두부 채소 볶음 + 잡곡밥 / 간식 – 사과 슬라이스 + 치즈 / 저녁 – 달걀 채소 볶음밥
- 수요일: 아침 – 시금치 달걀말이 + 현미밥 / 점심 – 닭가슴살 감자수프 / 간식 – 고구마 경단 / 저녁 – 소고기 채소 카레
- 목요일: 아침 – 호박죽 + 김 / 점심 – 참치 김밥(당근·시금치 포함) / 간식 – 과일 요거트 / 저녁 – 돼지고기 채소 만두
- 금요일: 아침 – 견과류 우유 쉐이크 / 점심 – 비빔밥(채소 다양하게) / 간식 – 브로콜리 치즈볼 / 저녁 – 생선 채소찜
- 토요일: 아침 – 프렌치토스트 + 과일 / 점심 – 함께 만드는 주먹밥 / 간식 – 당근 스틱 + 허머스 / 저녁 – 불고기 쌈
- 일요일: 아침 – 채소 달걀 프리타타 / 점심 – 가족 함께 만드는 수제 피자(채소 토핑) / 간식 – 고구마 라떼 / 저녁 – 닭고기 채소 우동
전문가 도움이 필요한 순간
대부분의 편식은 가정에서의 꾸준한 노력으로 개선됩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소아과 전문의, 영양사, 또는 발달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 성장 곡선 이탈: 체중이나 키가 성장 곡선의 3백분위수 미만으로 떨어지거나 급격히 감소할 때
- 극도로 제한된 식품 목록: 먹는 음식이 10가지 미만으로 매우 제한적인 경우
- 특정 질감·색깔에 대한 극심한 거부: 감각 처리 장애(Sensory Processing Disorder)의 가능성
- 구역질·구토 동반: 음식을 보거나 냄새만 맡아도 구역질을 하는 경우
- 6개월 이상 개선 없음: 다양한 전략을 시도했음에도 6개월 이상 변화가 없을 때
- 식사 시 극심한 불안·공포: 음식에 대한 공포증(ARFID: 회피/제한적 식품 섭취 장애)이 의심될 때
- 영양 결핍 증상: 빈혈, 피로, 탈모, 잦은 감염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
특히 ARFID(Avoidant/Restrictive Food Intake Disorder, 회피/제한적 식품 섭취 장애)는 단순 편식과 달리 의학적 진단이 필요한 섭식 장애입니다. ARFID는 영양 결핍, 체중 감소, 사회적 기능 저하를 동반하며, 인지행동치료(CBT)나 가족 기반 치료(FBT) 등 전문 치료가 필요합니다.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곳:
-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성장발달 클리닉)
- 어린이 전문 영양상담 센터
- 발달센터 (감각 통합 치료)
- 소아정신건강의학과 (ARFID 의심 시)
자주 묻는 질문 (FAQ)
Q1. 편식하는 아이에게 영양제를 먹여도 될까요?
A: 영양제는 보조 수단이지 식사의 대체가 될 수 없습니다. 다만, 편식이 심하고 특정 영양소 결핍이 우려된다면 소아과 전문의와 상담 후 종합 비타민이나 철분제 등을 보충할 수 있습니다. 대한소아과학회는 편식 아동에게 비타민 D와 철분 보충을 우선 고려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영양제에 의존하기보다 식사 자체의 다양성을 높이는 노력을 병행하는 것입니다.
Q2. “한 입만 먹어봐”라고 하는 게 강제로 먹이는 건 아닌가요?
A: “용감한 한 입(brave bite)” 전략은 강제가 아니라 도전을 격려하는 방식입니다. 핵심은 한 입 시도 후에 “맛없으면 뱉어도 돼”라는 안전망을 함께 제공하는 것입니다. 또한 아이가 절대적으로 거부할 때는 강요하지 않고, “다음에 시도해보자”라고 넘어가는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억지로 입에 넣어주거나, 안 먹으면 벌을 주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합니다.
Q3. 유치원에서는 잘 먹는데 집에서만 편식해요. 왜 그럴까요?
A: 이런 경우는 매우 흔합니다. 유치원에서는 또래의 긍정적 영향(peer modeling)과 일정한 식사 루틴, 적절한 양의 제공이 어우러져 잘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집에서는 부모의 과도한 관심(“제발 한 입만 더”), 간식 접근성, TV 시청 등이 방해 요인이 됩니다. 유치원의 식사 환경(정해진 시간, 또래와 함께, 적절한 양)을 집에서도 최대한 재현해보세요.
Q4. 편식 교정에 얼마나 시간이 걸리나요?
A: 아이마다, 편식의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3~6개월의 꾸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특정 음식 하나를 수용하기까지도 15회 이상의 반복 노출이 필요하므로 매일 한 번씩 제공한다면 최소 2~3주가 걸립니다. 중요한 것은 일관성입니다. 시작했다 포기했다를 반복하면 오히려 아이에게 “계속 거부하면 결국 안 줄 거야”라는 학습을 시키게 됩니다. 단, 6개월 이상 전혀 개선이 없다면 전문가 상담을 고려하세요.
Q5. 아이가 밥은 안 먹고 과자·빵만 먹으려 해요. 아예 안 주는 게 맞나요?
A: 극단적으로 모든 간식을 없애면 아이가 금지된 음식에 대한 집착이 오히려 강해질 수 있습니다(Restriction 효과). 완전한 금지보다는 간식의 양과 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식사 2시간 전에는 간식을 주지 않고, 간식도 과일·치즈·견과류 등 건강한 옵션으로 대체합니다. 또한 집 안에 과자·빵이 항상 눈에 보이는 곳에 있다면 접근성을 줄여주세요.
Q6. 형제 중 한 명만 편식이 심합니다. 형제끼리 비교해도 되나요?
A: 절대 비교하지 마세요. “형은 잘 먹는데 넌 왜 안 먹니?”라는 말은 아이의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오히려 편식을 자기 정체성으로 굳히게 합니다. 대신 형제가 잘 먹는 모습 자체가 자연스러운 모델링 역할을 합니다. “오빠가 맛있게 먹고 있네~”라고 관찰적으로 말하되, 직접적인 비교나 압박은 삼가세요.
Q7. 편식이 심한 아이, 키 성장에 정말 영향이 있나요?
A: 네, 영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단백질·칼슘·아연·철분의 장기적 부족은 성장 호르몬 분비와 뼈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대한소아과학회의 연구에 따르면 편식 아동은 비편식 아동에 비해 키 백분위수가 평균 5~10% 낮은 경향을 보입니다. 다만 유전적 요인이 키에 미치는 영향이 약 80%를 차지하므로, 편식 교정과 함께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운동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고 자료
- 대한소아과학회 (2023). 소아청소년 영양관리 가이드라인. 대한소아과학회지.
- 식품의약품안전처 (2020).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세종: 식품의약품안전처.
- 한국영양학회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활용 가이드. 한국영양학회지, 53(1), 1-18.
- 질병관리청 (2023). 국민건강영양조사 제9기: 소아청소년 식습관 분석.
- Birch, L. L., & Marlin, D. W. (1982). I don’t like it; I never tried it: effects of exposure on two-year-old children’s food preferences. Appetite, 3(4), 353-360.
- Dovey, T. M., Staples, P. A., Gibson, E. L., & Halford, J. C. (2008). Food neophobia and ‘picky/fussy’ eating in children: a review. Appetite, 50(2-3), 181-193.
- 대한영양사협회 (2022). 어린이 식생활 교육 프로그램 운영 매뉴얼.
- 보건복지부·한국건강증진개발원 (2023). 영유아 건강검진 식생활 상담 안내서.
면책 안내: 이 글은 일반적인 육아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아이의 편식이 심하거나 성장 발달에 문제가 의심되는 경우 반드시 소아과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